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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썰 웨폰 슈퍼패미컴판

리썰 웨폰 (Lethal Weapon Europe) · 1992 ·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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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매력은 성격이 정반대인 두 형사가 티격태격하며 사건을 푸는 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그 콤비 플레이가 없습니다. 시작할 때 릭스와 머터프 중 하나를 고르고, 그 한 명으로 혼자 끝까지 갑니다. 원작의 핵심을 통째로 빼놓고 만든 게임이라는 지적이 이 게임을 따라다니는 이유입니다.

리썰 웨폰(Lethal Weapon)은 영국의 오션이 만들어 1992년에 낸 액션 플랫폼 게임으로, 같은 이름의 형사 영화 시리즈 앞의 세 편에서 소재를 빌려 왔습니다. 형사 한 명을 조종해 사다리와 발판으로 얽힌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범인들을 처리하고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한 판의 내용입니다.

리썰 웨폰 슈퍼패미컴판 플랫폼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2)

두 형사의 차이

캐릭터 선택은 이 게임에서 실질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마틴 릭스는 총을 쏘는 속도가 빠르고 발이 빠릅니다. 로저 머터프는 점프가 더 높습니다. 이 차이가 스테이지를 도는 방식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릭스로 하면 적을 만나는 족족 쏘아 넘기며 밀고 나갈 수 있어서 시간에 쫓기는 구간이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발판이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도달하지 못하는 자리가 생깁니다. 머터프는 그 반대라, 위로 올라가는 길을 더 쉽게 뚫는 대신 정면 싸움이 답답합니다.

그래서 같은 스테이지도 누구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른 길을 타게 됩니다. 한 번 클리어한 뒤 다른 형사로 다시 해 보면 몰랐던 경로가 보이는데, 이 게임에서 가장 그럴듯하게 작동하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리썰 웨폰 슈퍼패미컴판 플랫폼 게임 화면 2 - 슈퍼 패미컴 (1992)

사건과 무대

임무는 여러 장소로 나뉘어 있습니다. 부두, 하수도와 지하철, 쇼핑몰, 사무용 건물, 그리고 경찰서가 무대로 나옵니다. 앞의 네 임무는 순서를 마음대로 정해 들어갈 수 있고, 그것들을 마쳐야 마지막 임무가 열립니다.

각 임무는 하나의 넓은 화면이 아니라 여러 방과 층이 사다리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목표 지점으로 가려면 어느 사다리를 타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여기에 제한 시간이 걸려 있어서, 길을 모르는 채 헤매면 그것만으로 실패합니다.

즉 이 게임은 액션 실력보다 지도를 외우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처음 들어가면 거의 확실히 시간에 쫓겨 죽고, 두세 번 돌면서 구조를 파악한 뒤에야 제대로 된 도전이 시작되는 형태입니다.

조작에서 오는 답답함

이 게임을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지적이 점프 감각입니다. 뛰어오른 뒤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기가 어렵고, 몸이 붕 뜬 채 천천히 내려오는 느낌이라 발판 끝을 정확히 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같은 시기 슈퍼패미컴의 잘 만든 플랫폼 게임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그래서 요령이라면 점프를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사다리로 오르내릴 수 있는 경로가 있으면 그쪽을 택하고, 꼭 뛰어야 할 때는 발판 가장자리까지 걸어가서 제자리에서 방향을 확정한 뒤에 누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달리면서 뛰어넘으려다 헛디디는 것이 사망 원인의 상당 부분입니다.

전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적이 나타나면 쏘면 되는데, 화면 밖에서 갑자기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서 미리 총을 겨눈 상태로 이동하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체력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몇 대 맞고 지나가겠다는 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영화 원작 게임의 시대

1990년대 초반은 인기 영화가 나오면 거의 자동으로 게임이 따라 나오던 시절이었습니다. 오션은 그 흐름의 중심에 있던 회사로, 여러 유명 영화의 판권을 사들여 콘솔과 컴퓨터로 게임을 냈습니다. 개중에는 잘 만든 것도 있었지만, 판권과 발매 일정에 쫓겨 급하게 만들어진 것도 많았습니다.

리썰 웨폰도 그 목록 안에 있습니다. 캐릭터 선택으로 차이를 준 것이나 임무 순서를 고르게 한 것은 나름의 설계였지만, 조작감과 스테이지 구성이 그 아이디어를 받쳐 주지 못했습니다. 영화의 두 형사가 함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입니다.

국내에서는 슈퍼패미컴 게임 대여점에서 익숙한 영화 제목을 보고 빌려 온 사람이 꽤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가 워낙 유명했으니 기대치가 높았고, 실제로 해 보면 그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며칠 만에 반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알아볼 수 있는 형사 캐릭터를 골라 총을 쏘며 건물을 뒤지는 감각 자체는 그 시절 영화 원작 게임에 기대하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