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모픽 포스
메타모픽 포스 (Metamorphic Force Ver Eaa) · 1993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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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스크롤 액션에서 강해지는 방법은 대개 무기를 줍는 것입니다. 파이프를 들고, 칼을 줍고, 폭탄을 던집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강해지는 방법은 짐승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상자를 부수면 황금 여신상이 나오고, 그것을 먹으면 사람이 늑대가 되고 소가 되고 표범이 되고 곰이 됩니다. 변한 동안에는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높이 뛰고 더 세게 때립니다. 다만 맞을 때마다 그 시간이 깎여 나갑니다.
메타모픽 포스(Metamorphic Force)는 코나미가 1993년 8월에 내놓은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199X년, 공포의 제국을 다스리던 악의 왕 데스 섀도가 되살아나자 여신 아테나가 네 명의 영웅에게 짐승으로 변신하는 힘을 주었다는 설정입니다. 화면은 파스텔 계열의 밝은 색으로 채워져 있고, 얼음 바닥에 캐릭터가 비쳐 보이거나 배경이 통째로 회전하는 연출이 들어가 있습니다. 신시사이저 기타와 트럼펫이 섞인 음악과 과장된 목소리 연기도 이 게임의 인상을 만듭니다.
네 명의 영웅과 네 마리 짐승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넷입니다.
반은 일본인 유도가이고, 그의 수호령은 투우입니다. 변신하면 소의 머리를 한 미노타우로스가 되는데, 짐승 상태에서 레슬링 기술이 섞여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클로드는 사브르를 쓰는 프랑스 검사이고 흰 늑대로 변합니다. 맥스는 미국인 복서로 검은 표범의 힘을 받아 표범 인간이 됩니다. 이반은 짧은 통나무를 휘두르는 사냥꾼이자 레슬러이고 곰으로 변합니다.
캐릭터마다 인간 상태의 무기가 다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검을 쓰는 클로드는 사거리가 길어 안전하게 싸울 수 있고, 맨손인 반이나 복서 맥스는 붙어야 하는 대신 한 방이 무겁습니다. 통나무를 쓰는 이반은 그 중간쯤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사거리가 긴 쪽을 잡는 편이 편합니다.
변신 상태에서는 이동 속도와 점프 높이, 공격력이 전부 올라가고 적을 붙잡아 던지는 동작이 추가됩니다. 그래서 여신상을 언제 먹느냐가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잡몹이 많은 구간에서 먹어 버리면 정작 보스 앞에서 사람으로 돌아가 있게 됩니다. 반대로 아끼다가 못 먹고 넘어가면 그것대로 손해입니다. 보스가 나오기 직전 구간에 여신상이 보이면 그때 먹는 것이 가장 알뜰합니다.
스테이지 구성과 보스
전체는 다섯 스테이지입니다. 2스테이지와 4스테이지가 끝나면 보너스 라운드가 붙습니다.
1스테이지 보스는 염소 머리를 한 카프리오스입니다. 이후로도 숫양 인간, 불을 뿜는 닭 인간, 어두운 색의 용 같은 상대들이 나옵니다. 일반 적들도 개구리 인간, 코끼리 인간, 도마뱀 인간, 고슴도치 인간, 멧돼지 인간처럼 전부 짐승을 본뜬 모습입니다. 주인공이 짐승으로 변해 짐승들과 싸운다는 구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됩니다.
여기서 알아 둘 것이 지역판 차이입니다. 일본판은 체력 게이지와 잔기 방식을 씁니다. 반면 해외판은 갱틀렛처럼 체력이 시간에 따라 계속 줄어들고 크레디트 하나에 목숨 하나인 구조입니다. 같은 게임인데 체감이 상당히 다릅니다. 해외판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체력이 빠지니 계속 앞으로 나가게 만듭니다.
5스테이지도 다릅니다. 일본판은 다섯 번째 보스 하나와 싸우고 끝나지만, 해외판에서는 앞서 만난 보스들이 둘씩 짝지어 다시 나오는 보스 러시로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판의 난이도가 지역에 따라 확 갈리는 셈입니다.
싸우는 요령
벨트스크롤 액션의 기본은 좌우가 아니라 상하입니다. 적과 같은 선에 있어야 공격이 닿기 때문에, 위아래로 반 칸씩 어긋나 있으면 서로 때리지 못합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적과 살짝 어긋난 위치에서 접근하다 순간적으로 선을 맞춰 때리고 다시 빠지는 것이 안전한 운영입니다.
체력을 깎는 특수기가 있는데, 이 게임처럼 체력이 곧 목숨인 구조에서는 함부로 쓸 것이 못 됩니다.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빠져나갈 방법이 없을 때만 쓰는 것이 맞습니다. 한두 마리 잡자고 쓰면 그 손해가 보스전까지 이어집니다.
여럿이 함께 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한 사람이 앞에서 적을 끌고 다른 사람이 뒤나 옆에서 때리는 식으로 나누면 둘러싸이는 상황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템은 한정되어 있으니 여신상을 누가 먹을지는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코나미 벨트스크롤의 마지막 무렵
코나미는 1980년대 후반부터 벨트스크롤 액션을 여러 편 만들어 온 회사입니다. 이 게임은 바이올런트 스톰과 함께 그 계보의 마지막 자리에 놓입니다. 이후 오락실의 무게중심이 대전 격투와 3D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이 장르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는 장르의 축적이 잘 정리되어 들어가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부드럽고 색은 화사하며, 변신이라는 장치 하나로 강약의 리듬을 만들어 냅니다. 일본에서는 1993년 9월 집계 17위, 북미에서는 그해 12월 19위에 올랐고 유럽에서도 이듬해 초까지 인기를 이어 갔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같은 시기 대전 격투가 기계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서 이 게임이 크게 자리를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짐승으로 변해서 싸우던 게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24년 10월에 아케이드 아카이브스로 다시 나오면서 지금은 접하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