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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코쿠시

산코쿠시 (Sankokushi Japan) · 1996 · Mitc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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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계열 퍼즐은 보통 같은 그림 두 장을 짝지어 없앱니다. 이 게임은 그 기본 규칙을 셋으로 늘려버립니다. 두 장이 아니라 세 장을 한 묶음으로 걷어내야 하고, 게다가 같은 그림 세 장만 되는 게 아니라 1-2-3, 4-5-6, 7-8-9처럼 이어지는 숫자 세 장도 한 묶음이 됩니다. 규칙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머릿속에서 찾아야 하는 경우의 수가 확 늘어납니다.

산코쿠시(Sankokushi)는 마작패를 쌓아 올린 더미에서 조건에 맞는 패를 골라 없애는 퍼즐 게임입니다.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이번 판에 없애야 할 세 장짜리 조합 네 개를 먼저 보여주고, 제한 시간 안에 그 조합들을 더미에서 찾아 걷어내면 통과입니다. 삼국지를 소재로 삼아 패마다 무장의 얼굴이 들어가 있습니다.

산코쿠시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6)

두 장이 아니라 세 장

상하이를 해 본 분이라면 이 차이가 얼마나 큰지 바로 아실 겁니다. 두 장 맞추기는 눈으로 같은 그림 하나를 찾으면 끝나지만, 세 장 맞추기는 하나를 찾은 뒤에도 나머지 하나를 더 찾아야 하고, 그 셋이 전부 지금 집을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집을 수 있는 상태라는 조건이 여기서 특히 까다롭게 작동합니다. 상하이 계열은 위에 다른 패가 얹혀 있거나 좌우가 모두 막힌 패는 집을 수 없습니다. 두 장이면 조건에 맞는 패가 하나만 열려 있어도 다른 하나를 열 궁리를 하면 되지만, 세 장이면 셋 다 동시에 열려 있어야 하니 성립하는 순간이 훨씬 적습니다.

숫자 순열 규칙은 그 답답함을 풀어주는 장치입니다. 같은 그림 셋이 안 모일 때 1-2-3 같은 연속 숫자로 돌아갈 길이 생기니, 막힌 것 같아도 다른 각도로 다시 보게 됩니다. 대신 눈이 훨씬 바빠집니다.

처음 앉으면 막히는 지점

제일 흔한 실수는 눈에 보이는 순서대로 아무거나 걷어내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그냥 다 없애는 게 아니라 처음에 지정해준 네 조합을 없애는 것이 목표이므로, 목표와 무관한 패를 함부로 걷어내면 위에 얹힌 패가 무너지면서 정작 필요한 패를 덮어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시작하자마자 보여주는 목표 조합 네 개를 확실히 기억하고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요령입니다. 시간이 흐르는 중에 다시 확인하려면 그만큼 손해입니다.

두 번째 요령은 위층부터 훑는 것입니다. 더미의 꼭대기에 있는 패는 언제든 집을 수 있으니, 목표 조합에 들어가는 패가 꼭대기에 있으면 그것부터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래쪽에 깔린 패는 어차피 위가 치워져야 열리므로 순서가 뒤로 밀립니다.

시간과의 싸움

이 게임의 진짜 압박은 조합의 난도가 아니라 타이머입니다. 상하이류 퍼즐은 원래 앉아서 오래 들여다보는 물건인데, 오락실 기판에 올리면서 그 여유를 걷어냈습니다. 한 판에 주어지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조합을 찾는 속도 자체가 실력이 됩니다.

그래서 익숙해질수록 플레이 방식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패를 하나하나 읽지만, 나중에는 목표 조합의 그림 모양만 눈에 남겨두고 더미 전체를 훑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패턴을 알아보는 감각에 가까워집니다.

미첼이라는 회사

미첼은 캡콤 출신 인력들이 나와서 세운 회사로, 액션 대작보다는 머리 쓰는 게임과 낙하 퍼즐 쪽에서 이름을 남겼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미첼이라는 이름을 몰라도 이 회사가 만든 퍼즐 게임 한둘은 다들 해 봤을 만큼 그 분야에서 꾸준했습니다.

이 작품이 나온 1996년은 아케이드 퍼즐 장르가 이미 정점을 지나 대전 격투에 자리를 내주던 시기였습니다. 삼국지라는 익숙한 소재를 붙이고 규칙을 한 겹 비틀어 차별화를 시도한 흔적이 보이지만, 일본 내수로만 나온 데다 시기도 늦어서 국내 오락실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작품입니다. 상하이 계열을 좋아하던 분들에게는 지금 다시 해 볼 만한 변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