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4 슈퍼패미컴판
삼국지 4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Iv Wall of Fire USA) · 1994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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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얼굴을 외우게 되는 게임
삼국지를 오래 한 사람들은 이름만 들어도 그 무장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시리즈 중에서도 4편은 무장 초상화가 특히 인상에 남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등용 화면에서 나타나는 얼굴 하나를 보고 이 사람을 꼭 데려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기억이 있는 분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무장은 얼굴만 다른 게 아닙니다. 각자 다룰 수 있는 특기가 정해져 있어서, 누구를 부대장으로 세우느냐에 따라 전투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좋은 장수를 뽑는 게 곧 전략의 폭을 넓히는 일이 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삼국지 4(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IV)는 한 명의 군주가 되어 도시를 다스리고 인재를 모으고 군대를 일으켜 천하를 통일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입니다. 부제인 화염의 벽이 말해 주듯 이 작품은 불을 다루는 계략이 전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한 해는 열두 달로 나뉘고, 매달 군주와 부하 무장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논밭을 개간해 식량을 늘리고, 상업을 키워 자금을 마련하고, 치수를 해 재해를 막고, 병사를 모아 훈련시킵니다. 준비가 끝나면 이웃 도시로 군대를 냅니다.
계략과 특기
4편의 전투는 그저 병력이 많은 쪽이 이기는 구조가 아닙니다. 무장이 가진 특기에 따라 화계로 적진을 태우고, 수계로 강물을 터뜨리고, 혼란을 걸어 적 부대를 제멋대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력이 높은 참모를 데려가면 이 계략의 성공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병력이 열세여도 지형과 계략만 잘 쓰면 뒤집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병력만 믿고 좁은 길로 들어갔다가 불에 타 전멸하는 일도 흔합니다. 화공을 쓸 자리인지 아닌지를 지형을 보고 판단하는 감각이 이 작품의 실력입니다.
일기토도 빠지지 않습니다. 무력이 높은 장수끼리 맞붙어 승부를 내면, 진 쪽 부대의 사기가 크게 흔들립니다. 여포 같은 장수를 데리고 있으면 이 한 수만으로 전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내정이 먼저입니다
처음 하는 분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시작하자마자 군대를 내는 겁니다. 삼국지에서 전쟁은 돈과 식량으로 하는 것이라, 기반이 없는 상태로 나가면 성 하나를 겨우 뺏고 굶어 죽습니다.
초반 몇 년은 개간과 상업에 집중하면서 근처를 떠도는 재야 무장을 등용하는 데 쓰는 게 좋습니다. 무장이 늘어나면 한 달에 내릴 수 있는 명령 수가 늘고, 그만큼 성장 속도가 붙습니다. 도시 하나를 제대로 키워 놓으면 그 뒤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어느 군주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세력이 넉넉한 쪽으로 시작하면 흐름을 익히기 편하고, 약소 세력으로 시작하면 훨씬 매운 판이 됩니다. 시나리오와 군주를 바꿔 가며 여러 번 해 보게 되는 게 이 시리즈의 오랜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