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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X

슈퍼 X (Super x Ntc) · 1994 · Doo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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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기판이 만든 종스크롤 슈팅

1990년대 중반 한국에는 오락실 기판을 직접 만들던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이 게임을 만든 곳도 그중 하나로, 종스크롤 슈팅을 여러 편 내놓으며 나름의 계보를 쌓았습니다. 화면을 보면 그 시절 일본 슈팅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색을 진하게 쓰고 폭발을 큼직하게 터뜨리는 특유의 감각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화력이 최대치에 닿았을 때 열리는 상태입니다. 무기를 끝까지 강화하면 이른바 슈퍼 파워가 켜지면서, 발사 버튼을 누르고 있기만 해도 5방향으로 총알이 쏟아집니다. 그 전까지 조심조심 버티던 화면이 갑자기 내 화력으로 가득 차는 순간이 이 게임의 가장 통쾌한 대목입니다.

슈퍼 X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4)

어떤 게임인가

슈퍼 X(Super-X)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기체를 조종해 화면 위에서 밀려 내려오는 적기와 지상 목표물을 부수고, 스테이지 끝에서 기다리는 보스를 상대합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레버로 움직이고, 한 버튼으로 사격하며, 다른 버튼으로 폭탄을 씁니다. 폭탄은 위기에서 꺼내 쓰는 비상 수단이자 화면 정리용입니다.

전체는 일곱 개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고, 마지막을 깨면 처음으로 돌아가 더 어려운 조건으로 다시 이어집니다. 이른바 루프 구조라 끝이 없고, 어디까지 갔느냐가 곧 실력의 척도가 됩니다.

세 갈래 무기

무기는 색으로 구분됩니다. 붉은 계열은 앞쪽으로 넓게 퍼지는 탄을 뿌려서, 적이 좌우로 흩어져 들어오는 구간에 강합니다. 대신 한 곳에 몰아치는 힘이 약해 보스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푸른 계열 레이저는 앞으로 곧게 뻗는 빔입니다. 강화 단계가 올라가면 굵고 넓은 형태로 바뀌어 관통력이 크게 늘어납니다. 정면에 오래 붙어 있어야 하는 보스나 내구력 높은 지상물에 잘 듭니다. 초록 계열도 앞쪽 집중형이라 성격이 비슷하지만 탄이 나가는 모양과 사이가 달라, 손에 붙는 쪽을 고르면 됩니다.

처음이라면 넓게 퍼지는 쪽으로 시작해 화면을 익히고, 스테이지 배치를 외운 다음 레이저 계열로 넘어가는 순서가 무난합니다. 무기를 바꾸면 강화 단계가 초기화되는 경우가 있으니, 아이템을 주울 때 색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잘 크던 레이저를 무심코 다른 색으로 덮어써서 화력이 뚝 떨어지는 것이 초보자의 단골 실수입니다.

슈퍼 파워를 유지하는 싸움

이 게임의 운영은 사실상 최대 강화 상태를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로 요약됩니다. 최대치에 닿으면 화력이 급격히 뛰어서, 평소 힘겹던 구간도 밀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죽는 순간 그 강화가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한 번 죽으면 화력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 상태로 적이 잔뜩 나오는 구간을 맨몸으로 지나야 하니 연달아 죽기 쉽습니다.

그래서 폭탄을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폭탄을 남긴 채 죽는 것은 손해입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미리 터뜨려 화면을 정리하고 강화 상태를 지키는 편이, 폭탄을 아꼈다가 화력을 통째로 잃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막히는 지점

초반 스테이지는 적이 적고 탄속도 느려 여유가 있습니다. 문제는 중반부터입니다. 지상 포대가 늘어나면서 위아래 양쪽에서 탄이 들어오고, 화면 아래쪽에 붙어 있으면 뒤에서 올라오는 적기에 걸립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화면 중간쯤에 자리를 잡아, 위에서 내려오는 적을 빨리 정리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안전합니다.

보스전은 대체로 패턴이 뚜렷합니다. 큼직한 기체가 정해진 방식으로 탄을 뿌리므로, 몇 번 보고 나면 어느 쪽으로 피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다만 화력이 부족한 상태로 붙으면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패턴을 더 많이 견뎌야 해서 실수 확률이 올라갑니다. 보스 앞에서 아이템을 챙겨 두는 것이 결국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시기 국산 기판 게임들은 값이 싸서 동네 오락실과 문방구 앞 기계에 잘 놓였습니다.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었고, 대개 "비행기 게임"으로 뭉뚱그려 불렸습니다. 유명 일본 슈팅의 구성을 참고한 티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처음 앉는 사람도 조작을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균형이 다소 거칠고 후반 난이도가 갑작스럽게 올라가는 대목이 있지만, 화력이 최대로 오른 순간의 시원함은 여전합니다. 무엇보다 그 시절 국내에서 이런 규모의 슈팅을 직접 만들어 팔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 게임을 볼 이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