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메가드라이브판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Super Street Fighter Ii the New Challengers Europe) · 1994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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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비트 가정용기에 통째로 들어온 신규 도전자들
오락실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II를 몇 년째 붙잡고 있던 사람들에게 1993년의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는 사건이었습니다. 3년 동안 여덟 명에서 열두 명으로만 늘어나던 캐릭터 명단에 한 번에 네 명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네 명이 들고 나온 것이 하나같이 기존 문법에서 벗어난 것들이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판은 그 네 명을 하나도 빼지 않고 옮겨 왔습니다. 당시 가정용 이식은 캐릭터가 잘려 나가거나 스테이지가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흔했는데, 이 이식은 대용량 롬을 써서 열여섯 명 전원과 각자의 스테이지를 지켜 냈습니다. 오락실에서 백 원을 넣고 배운 것을 집에서 그대로 복습할 수 있다는 것이, 그때는 꽤 큰 의미였습니다.
열여섯 명이 된 명단
슈퍼 스파 2(Super Street Fighter II: The New Challengers)는 캡콤의 대전격투 스트리트 파이터 II 시리즈에서 네 번째로 나온 버전입니다. 류와 켄으로 시작해 사가트와 베가까지 이어지던 열두 명 체제에 딥시, 캐미, 페이롱, 티호크가 더해졌습니다.
딥시는 자메이카 출신으로 머리카락을 채찍처럼 휘두르고, 캐미는 영국 특수부대 소속으로 몸 전체를 던지는 기술을 씁니다. 페이롱은 홍콩 영화배우를 모델로 삼은 근접 연타형이고, 티호크는 화면 절반을 덮는 덩치로 잡기와 돌진을 겁니다. 넷 다 성격이 뚜렷해서, 기존 캐릭터에 익숙한 사람도 처음에는 대응법을 다시 익혀야 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 버전에서 캡콤은 그래픽과 사운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캐릭터 도트가 다시 찍혔고, 승리 후 대사와 초상화가 캐릭터마다 붙었으며, 배경음악도 편곡을 넘어 새로 작곡된 곡이 많습니다. 오락실에서 이 버전을 처음 봤을 때 소리만 듣고도 이전 버전과 구분이 됐던 이유입니다.
시스템 면에서는 콤보 판정이 정리되고 캐릭터별 성능이 다시 조정됐습니다. 대시나 슈퍼 콤보 같은 요소는 아직 없는데, 그건 다음 해에 나온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터보의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버전은 시리즈 안에서도 가장 정직한 대전이 성립하는 판으로 꼽힙니다. 무리한 뒤집기가 적은 대신, 서로의 견제와 거리 싸움이 그대로 승부로 이어집니다.
국내에서의 기억
한국 오락실에서 이 게임은 대개 슈퍼 스파 2, 혹은 그냥 스파 2로 불렸습니다. 기존 스파 2 기판 옆에 새 기판이 놓이면 한동안 두 대가 나란히 돌아갔고, 신 캐릭터를 파는 사람과 옛 캐릭터를 고수하는 사람이 갈렸습니다. 딥시와 캐미는 특히 인기가 많아서, 대전 대기 줄에 이 둘이 겹치는 일이 잦았습니다.
메가드라이브판이 나온 뒤로는 그 대전이 집으로 옮겨 갔습니다. 패드 버튼이 세 개뿐인 기본 컨트롤러로는 여섯 버튼을 다 쓸 수 없어서, 여섯 버튼 패드를 따로 구해 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기본 패드로는 스타트 버튼으로 강약을 전환해야 했는데, 실전에서는 쓰기 어려운 방식이었습니다.
지금 해 보면
이 게임의 재미는 여전히 캐릭터 열여섯 명의 차이에 있습니다. 파동권과 승룡권을 익히면 류와 켄으로 한 판은 넘길 수 있고, 그다음부터는 자기 손에 맞는 캐릭터를 찾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혼자 할 때는 CPU 상대로 여덟 판을 넘기며 각 캐릭터의 패턴을 읽어 나가는 것이 기본 코스입니다.
대전격투를 처음 잡는 사람이라면, 기술 표를 외우기보다 점프와 앉기, 그리고 막기부터 몸에 붙이는 편이 빠릅니다. 상대 공격이 오는 방향으로 레버를 미는 것만 익혀도 CPU 전에서 버티는 시간이 크게 늘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