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X 리바이벌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X 리바이벌 (Super Street Fighter Ii x Revival J Eurasia) · 2001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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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을 통째로 바꿔 놓은 게임의 마지막 판
1990년대 초반 오락실에 들어서면 어느 기계 앞에 사람이 가장 많은지 굳이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레버를 꺾고 버튼을 두들기던 그 게임, 동전을 판 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도전 순서를 예약하던 그 문화가 전부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이 작품은 그 시리즈가 오락실에서 도달한 마지막 형태입니다.
슈퍼 스파 2 엑스(Super Street Fighter II X)는 1대1로 붙어 상대의 체력을 먼저 깎는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레버로 이동과 점프, 앉기, 가드를 하고 약중강으로 나뉜 펀치 세 개와 킥 세 개, 모두 여섯 개의 버튼으로 공격합니다. 레버를 특정 순서로 돌리고 버튼을 누르면 필살기가 나가는데, 이 커맨드 입력이라는 개념 자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게임이기도 합니다.
슈퍼 콤보라는 마지막 변수
이 최종판의 가장 큰 변화는 화면 아래 게이지입니다. 공격을 맞히거나 필살기를 쓰면 게이지가 차오르고, 가득 차면 슈퍼 콤보를 쓸 수 있습니다. 커맨드가 길고 입력이 까다롭지만 한 번 들어가면 체력을 크게 깎아내서, 다 진 것 같던 판이 뒤집힙니다.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쪽이 게이지를 채워 놓고 있으면, 유리한 쪽도 함부로 달려들 수 없습니다.
덕분에 경기 흐름이 끝까지 팽팽하게 유지됩니다. 상대의 게이지를 흘끔거리며 거리를 재고, 게이지가 차기 전에 끝내려 서두르다 역으로 당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이 긴장감이 이 판을 시리즈 안에서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캐릭터와 손버릇
류와 켄은 파동권과 승룡권, 용권선풍각이라는 같은 기술 구성을 쓰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류는 파동권을 던져 상대를 몰아가는 침착한 운영이 어울리고, 켄은 승룡권 판정과 몰아치는 속도로 밀어붙이기에 좋습니다. 춘리는 빠른 발과 백렬각으로 근거리를 지배하고, 가일은 소닉붐과 서머솔트로 상대를 앞에서 기다리는 대기형 캐릭터입니다.
장기에프는 붙기만 하면 스크류 파일드라이버로 판을 끝내지만 그 붙는 과정 자체가 싸움입니다. 달심은 팔다리를 늘려 아예 상대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블랑카는 롤링 어택으로 화면을 가로지르며 흐름을 끊습니다. 사천왕으로 불리는 발로그, 베가, 사가트와 최종 보스까지 전부 쓸 수 있고, 여기에 시리즈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로 이름을 남긴 고우키가 숨은 캐릭터로 들어가 있습니다.
붙잡기, 반격, 그리고 심리전
숙련자들의 경기는 필살기의 화려함보다 그 사이의 눈치 싸움에서 갈립니다. 상대가 가드만 굳히면 던지기로 열고, 던지기를 노리면 대공기로 맞이하며, 그 대공기를 읽으면 늦게 뛰어들어 착지를 노립니다. 서로가 서로의 습관을 읽는 이 삼각관계가 이 게임을 몇십 년째 대회 종목으로 남게 만든 이유입니다.
무적 시간과 판정, 회복 속도 같은 요소도 촘촘하게 짜여 있습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강도에 따라 발동과 회복이 달라서, 어느 거리에서 어떤 강도를 쓸지가 곧 실력입니다. 이 미세한 계산이 몸에 붙는 순간부터 같은 게임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휴대기로 옮겨온 대전
게임보이 어드밴스판은 버튼이 네 개뿐인 기기에 여섯 버튼 게임을 담아야 했습니다. 어깨 버튼을 함께 써서 여섯 개를 배치했고, 익숙해지면 필살기와 슈퍼 콤보까지 무리 없이 나옵니다. 다만 오락실 레버의 감각과는 다르기 때문에, 커맨드를 크게 돌리기보다 짧게 끊어 입력하는 쪽이 잘 들어갑니다.
혼자 하는 모드로 캐릭터마다 다른 엔딩을 보는 재미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정해진 순서로 상대를 만나고, 중간에 나오는 보너스 스테이지에서 자동차를 부수거나 드럼통을 깨는 장면까지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반가울 요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