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해리어
스페이스 해리어 (Space Harrier REV a 8751 315 5163a) · 1985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화면 안으로 날아 들어가다
이 게임을 처음 보면 속도에 압도됩니다. 바닥의 격자무늬가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고, 그 위로 기둥과 나무가 스쳐 지나갑니다. 화면 안쪽에서 적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주인공은 그 사이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옆으로 흐르거나 위로 흐르는 슈팅에 익숙하던 시절에 화면 안쪽으로 날아 들어가는 이 감각은 낯설고 강렬했습니다.
대형 캐비닛은 좌석 자체가 움직였습니다. 조종간을 기울이면 앉은 자리가 함께 기울어져서, 화면 속 움직임이 몸으로 전해집니다. 이 기계가 놓인 오락실은 그 자체로 소문이 났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스페이스 해리어(Space Harrier)는 세가가 만든 3인칭 슈팅 게임입니다. 주인공이 겨드랑이에 커다란 총을 낀 채 하늘을 날며 앞으로 나아가고, 화면 안쪽에서 다가오는 적과 장애물을 상대합니다. 화면은 뒤에서 주인공을 따라가는 시점이고, 좌우와 위아래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방향을 움직이고 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적과 지형지물이 빠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어디로 피할지를 순간마다 정해야 합니다. 기둥에 부딪히기만 해도 끝나므로 화면 전체를 계속 살펴야 합니다.
기묘한 세계
이 게임의 배경은 어디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격자무늬 바닥에 원색의 나무와 기둥이 늘어서 있고, 하늘에는 커다란 생물이 떠다닙니다. 적으로는 로봇, 돌덩이, 그리고 커다란 용 같은 것들이 나옵니다. 현실의 어느 곳도 아닌 이 기묘한 풍경이 이 게임을 오래 기억하게 만듭니다.
스테이지가 바뀌면 바닥과 하늘의 색이 통째로 달라져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그림을 계속 보게 됩니다. 배경음악도 경쾌하고 뚜렷해서, 화면과 함께 오래 남습니다.
커다란 확대 축소
이 게임의 화면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그림이 커지고 작아지는 방식입니다. 멀리 있던 작은 점이 순식간에 화면을 가득 채울 만큼 커지면서 다가옵니다. 당시 기판이 잘하던 기술을 정확히 활용한 것인데, 이 확대 표현 덕분에 앞으로 날아가는 감각이 살아납니다.
스테이지 끝에 나오는 커다란 상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 안쪽에서 몸을 구부리며 다가오는 용은 지금 봐도 인상적이고, 그 사이를 빠져나가며 약점을 쏘는 과정이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남긴 것
스페이스 해리어는 세가의 체감형 게임 계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몸으로 타는 기계와 화면 안쪽으로 날아가는 시점이라는 두 가지가 이후 여러 작품으로 이어졌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형 캐비닛보다 작은 화면으로 접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화면의 속도감과 기묘한 배경은 그대로여서, 한 번 본 사람은 좀처럼 잊지 못하는 게임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