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스드 V.G. 2
어드밴스드 V.G. 2 (Advanced Variable Geo 2) · 1998 · TG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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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대전 격투라는 갈래
1990년대 후반 대전 격투는 이미 포화 상태였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킹 오브 파이터즈가 오락실을 나눠 갖고 있었고, 새로 나오는 게임은 어떻게든 다른 점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 틈에서 등장한 갈래 중 하나가 등장인물을 전부 여성 캐릭터로 채운 격투 게임이었습니다.
배리어블 지오 시리즈는 그 흐름 위에 서 있습니다. 설정도 독특합니다. 웨이트리스들이 참가하는 격투 대회라는 발상인데, 우승하면 큰 상금을 받는다는 구도 위에서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싸웁니다. 지금 보면 유별난 설정이지만, 당시 이런 소재로 만들어진 격투 게임이 적지 않았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어드밴스드 V.G. 2(Advanced Variable Geo 2)는 2D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캐릭터를 고르고 일대일로 맞붙어 상대의 체력을 먼저 깎으면 이깁니다. 방향키로 이동하고 점프하고 웅크리며, 약공격과 강공격 버튼을 조합해 연속기를 넣습니다. 커맨드를 입력해 필살기를 쓰고, 게이지를 모아 초필살기를 터뜨리는 구조도 그대로입니다.
기본기의 감각은 그 시절 2D 격투의 표준을 따릅니다. 점프 공격으로 접근해 지상 연속기로 이어 가고, 상대의 대공기를 읽고 착지 지점을 흔드는 식의 싸움이 이루어집니다. 캐릭터마다 리치와 속도, 필살기의 성격이 갈리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는 과정이 초반의 재미입니다.
캐릭터를 고르는 재미
등장인물은 저마다 뚜렷한 무술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접에서 연타를 몰아붙이는 타입, 발이 길어 거리를 유지하며 견제하는 타입, 잡기를 중심으로 붙어서 압박하는 타입이 섞여 있습니다. 그림체가 통일되어 있어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잡아 보면 조작감이 상당히 다릅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리치가 길고 필살기 커맨드가 단순한 캐릭터가 편합니다. 복잡한 연속기를 몰라도 기본기만으로 상대를 밀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잡기형 캐릭터는 상대에게 붙는 과정 자체가 기술이라, 게임에 익숙해진 뒤에 손대는 편이 좋습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이 게임을 처음 잡으면 컴퓨터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험을 하기 쉽습니다. 대부분 원인은 무리한 접근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점프로 들어가면 대공기에 그대로 걸립니다. 걷거나 앉으며 거리를 재다가, 상대가 기술을 내밀어 빈틈이 생긴 순간에 들어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가드도 중요합니다. 격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계속 버튼을 누르려 하는데, 상대의 공격이 시작되면 일단 뒤로 눌러 막고 끝나는 지점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막은 뒤에 반격할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지 하나만 찾아 두어도 승률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게이지 관리도 갈립니다. 초필살기를 아끼다 못 쓰고 지는 경우가 흔하니, 상대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과감하게 쏟아붓는 편이 낫습니다.
시리즈와 그 시절 사정
배리어블 지오는 원래 PC 쪽에서 시작해 콘솔로 옮겨 온 시리즈입니다. 이 2편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왔는데, 전작에 비해 그림이 다듬어지고 캐릭터가 늘어났으며 연출도 손질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질 만큼 캐릭터 쪽으로 인지도가 있었던 작품입니다.
기술적으로 화려한 게임은 아닙니다. 같은 시기의 대형 격투 게임들과 견주면 프레임과 연출에서 차이가 납니다. 대신 캐릭터 일러스트와 연출,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대전 사이의 대화에 힘이 실려 있습니다. 격투 게임의 뼈대를 빌려 캐릭터를 보여 주는 쪽에 가까운 구성입니다.
한국에서의 기억
국내에서 이 시리즈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편은 아니었습니다. 오락실 격투 게임의 인기가 워낙 강했던 시기라, 가정용으로만 나온 미소녀 격투 게임은 잡지 지면이나 일부 마니아층을 통해 이름이 오갔습니다. 시디를 구해 해 본 사람도 있었지만 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대전 격투의 기본 구조를 익히기에 나쁘지 않은 크기의 게임입니다. 캐릭터 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고 시스템도 복잡하지 않아, 격투 게임의 기초를 손에 붙이려는 사람이 가볍게 잡아 보기에 적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