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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쿠와쿠 7

와쿠와쿠 7 (Waku Waku 7) · 1996 · Sun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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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일곱 개를 모으면

흩어진 일곱 개의 구슬을 전부 모으면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들어 본 설정이고, 실제로 이 게임은 그 익숙함을 숨기지 않습니다. 등장인물의 대사부터 승리 화면까지 곳곳에 당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향한 농담이 깔려 있어서, 진지하게 싸우다가도 자꾸 웃게 됩니다.

와쿠와쿠 7(Waku Waku 7)은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일곱 명이 그 구슬을 두고 겨루는 2D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캐릭터가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난히 크고, 동작 하나하나가 만화영화처럼 크게 그려져 있어 첫인상부터 다른 격투 게임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와쿠와쿠 7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6)

일곱 명의 이상한 사람들

명단이 짧은 대신 하나같이 성격이 뚜렷합니다. 검을 든 소년, 커다란 로봇, 인형 같은 소녀, 늠름한 척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사내, 짐승 모습을 한 인물까지 겹치는 유형이 거의 없습니다. 몸집 차이가 커서 같은 기술도 상대에 따라 닿고 안 닿고가 갈립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마스코트처럼 생긴 작고 둥근 캐릭터입니다. 귀여운 겉모습과 달리 성능이 만만치 않아 상대가 방심하기 쉽고, 화면 아래쪽에 붙어 다니며 성가시게 구는 통에 처음 만나면 대응이 어렵습니다. 캐릭터 수가 적다는 약점을 개성으로 메운 구성입니다.

와쿠와쿠 7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6)

시원시원한 시스템

조작은 어렵지 않습니다. 약한 공격을 이어 붙여 연속기를 만들고, 게이지를 모아 초필살기를 씁니다. 특징은 그 연출입니다. 큰 기술이 들어가면 화면이 흔들리고 이펙트가 캐릭터를 통째로 덮어 버릴 만큼 커집니다.

방어만 하고 버티는 것도 통하지 않습니다. 계속 막고 있으면 방어가 무너져 크게 빈틈이 생기므로 언젠가는 나가야 합니다. 상황을 뒤집는 강한 기술이 게이지 하나로도 나가기 때문에,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쪽에도 늘 역전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와쿠와쿠 7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6)

마지막에 기다리는 상대

혼자 진행하면 마지막에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상대가 나옵니다. 몸집이 워낙 커서 화면 구도 자체가 달라지고, 평범하게 접근해서는 손도 못 대 봅니다. 보스전 특유의 압박감을 크기로 밀어붙이는 방식이라 처음 마주치면 인상에 오래 남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도 순탄하지 않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의 반응이 매서워지고, 이쪽이 쓰는 패턴을 그대로 되받아칩니다. 동전을 몇 개나 쓰면서도 결국 마지막 화면을 보고 싶어지는 구성이었습니다.

흔히 만나기 어려웠던 명작

이 게임은 오락실에 많이 깔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판에서 훨씬 유명한 격투 게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쪽은 우연히 마주치면 반가운 물건에 가까웠습니다.

대신 한 번 해 본 사람은 잘 잊지 않습니다. 큼직한 그림과 요란한 연출, 곳곳에 숨은 농담이 다른 격투 게임과 확실히 다른 인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잘 만든 게임이 반드시 널리 알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