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의 권 2 슈퍼패미컴판
용호의 권 2 (Ryuuko no Ken 2 Japan) · 1994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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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모아 지르는 한 방
대전격투 게임에서 화면 아래 게이지를 모아 강력한 기술을 쓰는 것은 이제 당연한 문법입니다. 그 문법을 만든 것이 이 시리즈입니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캐릭터가 자세를 잡고 기를 모으는데, 그 사이에 상대가 때리면 게이지가 깎입니다. 게이지가 낮으면 필살기의 위력 자체가 떨어지고, 가득 차면 초필살기가 나갑니다.
용호의 권 2(Ryuuko no Ken 2)는 SNK가 만든 1대1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전작이 두 명의 주인공만 조작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에서는 등장하는 캐릭터 대부분을 직접 고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버트 가르시아와 료 사카자키를 비롯해 유리 사카자키, 킹, 미스터 빅, 그리고 훗날 다른 시리즈에서 이름을 알리는 얼굴들이 함께 나옵니다.
도발과 기 싸움
이 게임의 특징적인 시스템이 도발입니다. 상대를 도발하면 상대의 기 게이지가 깎입니다. 즉 때리지 않고도 상대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도발하는 동안에는 무방비이므로, 언제 도발할지가 심리전이 됩니다.
기 게이지가 깎이면 필살기의 위력이 줄어들 뿐 아니라, 초필살기를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싸움은 체력 게이지와 기 게이지 두 개를 동시에 관리하는 형태가 됩니다. 체력이 앞서 있어도 기가 비어 있으면 결정타를 낼 수 없습니다.
얼굴이 부어오른다
연출 면에서 인상적인 것은 캐릭터의 얼굴이 손상되는 표현입니다. 계속 맞으면 얼굴에 멍이 들고 부어오릅니다. 승리 화면에서 이 상태가 그대로 보여서, 얼마나 힘든 싸움이었는지가 그림으로 드러납니다.
캐릭터의 도트 크기도 이 시리즈의 특징입니다. 화면에서 캐릭터가 크게 그려지고, 거리에 따라 화면이 확대되고 축소됩니다. 서로 붙으면 화면이 당겨지고 떨어지면 넓어지는 이 연출이 격투의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초필살기와 반격
기 게이지가 최대이고 체력이 일정 이하로 떨어졌을 때만 쓸 수 있는 초필살기가 있습니다. 커맨드가 길고 복잡해서 급한 상황에서 넣기가 쉽지 않지만, 한 번 들어가면 판을 뒤집습니다. 몰리고 있을 때만 쓸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오히려 지고 있는 쪽에 역전의 여지가 생깁니다.
공격을 막아내고 곧바로 반격을 넣는 조작도 있습니다. 상대의 공격을 무작정 가드만 하면 기가 깎이므로, 막은 직후에 반격을 넣는 감각을 익혀야 안정적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시리즈 안에서
이 작품의 이야기는 전작보다 앞선 시점을 다루며, 사카자키 가문과 미스터 빅, 그리고 배후의 인물이 얽힌 사연을 정리합니다. 여기서 정립된 인물 관계는 이후 SNK의 다른 대전격투 시리즈로 그대로 이어져서, 료와 로버트, 유리, 킹은 다른 게임에서도 계속 만나게 됩니다.
기를 모아 쓰는 게이지 시스템과 초필살기라는 개념은 이 시리즈가 확립한 뒤 격투 게임 전반으로 퍼졌습니다. 지금 나오는 격투 게임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요소들의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다시 해봐도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