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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펜슈타인 3D 유럽판

울펜슈타인 3D (Wolfenstein 3d E Wc) · 2002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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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슈팅의 시작점

지금은 흔한 화면입니다. 화면 아래쪽에 총구가 보이고, 앞으로 걸어가면 벽이 다가오고, 모퉁이를 돌면 적이 서 있는 화면. 그 형식을 대중에게 처음 각인시킨 게임이 울펜슈타인 3D입니다. 이후 등장한 수많은 1인칭 슈팅이 여기서 갈라져 나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울펜슈타인 3D 유럽판(Wolfenstein 3D)은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이식된 1인칭 슈팅입니다. 원작은 1992년 PC로 나왔고, 성에 갇힌 주인공 B. J. 블라조코비츠가 무기를 빼앗아 층층이 탈출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울펜슈타인 3D 유럽판 슈팅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2)

미로를 외우는 게임

요즘 슈팅과 달리 이 게임의 핵심은 사격보다 길 찾기입니다. 각 층은 직각으로만 꺾이는 미로이고, 열쇠를 찾아 잠긴 문을 열어야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지도를 켜 놓고 다니는 게 아니라 머릿속으로 그리며 돌아야 해서, 같은 복도를 몇 바퀴 돌다 방향 감각을 잃는 일이 흔합니다.

벽을 밀어 보는 것도 습관이 됩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벽인데 밀면 뒤로 밀려나며 비밀방이 나옵니다. 그 안에 탄약과 회복품, 금괴가 쌓여 있어서 벽을 두드려 보고 다니는 사람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의 진행 난도가 확 갈립니다.

울펜슈타인 3D 유럽판 슈팅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2)

무기와 자원 관리

무기는 칼, 권총, 기관단총, 개틀링건으로 단순합니다. 뒤로 갈수록 화력이 세지지만 탄약을 같은 통에서 나눠 쓰기 때문에, 좋은 총만 붙잡고 있으면 정작 필요할 때 총알이 없습니다. 잡졸은 권총으로 정리하고 개틀링은 아껴 두는 식의 배분이 필요합니다.

적은 소리로 먼저 옵니다. 문을 열면 저쪽 방의 병사가 반응하는 소리가 나고, 개는 발소리로 다가옵니다. 화면에 보이기 전에 소리로 위치를 짐작하는 게 이 게임의 오래된 요령입니다.

휴대용으로 옮기면서

작은 화면과 버튼 몇 개로 1인칭 슈팅을 굴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우스가 없으니 조준은 좌우 회전으로만 하고, 대신 적이 같은 높이에 서 있어서 위아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원작의 구조가 이식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화면 해상도가 낮아 멀리 있는 적이 뭉개져 보이는 건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도 복도를 달리며 문을 걷어차고 들어가는 그 속도감은 남아 있어서, 초기 1인칭 슈팅이 어떤 물건이었는지 확인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지금 해 보면

요즘 기준으로는 거칠고 단순합니다. 벽은 다 비슷하게 생겼고, 이야기는 거의 없다시피 하며, 적은 몇 종류뿐입니다.

그런데도 한 층을 다 뒤져 비밀방을 전부 찾고 출구로 달려 나갈 때의 만족감은 여전합니다. 층마다 표시되는 처치율, 보물 획득률, 비밀방 발견율 100퍼센트를 채우려고 같은 층을 다시 도는 사람이 지금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