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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앤 워리어즈 3

위저드 앤 워리어즈 III (Wizards Warriors Iii Kuros Visions of Power Europe) · 1992 · Ac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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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신분을 바꿉니다

앞선 두 작품에서 쿠로스는 갑옷을 입고 앞으로 나아가는 기사였습니다. 3편에서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시작하자마자 지위를 잃고 도시 한복판에 던져지고, 다시 올라가기 위해 세 개의 길드에 들어가야 합니다. 기사단, 도적단, 마법사 조합입니다.

어느 길드에 소속되느냐에 따라 쿠로스의 옷차림과 능력이 통째로 바뀝니다. 기사는 검으로 정면 돌파하고, 도적은 좁은 틈으로 기어들고 자물쇠를 따며, 마법사는 주문으로 멀리서 처리합니다. 같은 인물이 세 종류의 캐릭터가 되는 셈입니다.

위저드 앤 워리어즈 3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2)

어떤 게임인가

위저드 앤 워리어즈 3(Wizards & Warriors III: Kuros - Visions of Power)는 옆으로 진행하는 액션에 탐색 요소를 얹은 게임입니다. 스테이지가 일직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하나의 도시와 그에 딸린 지역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왔던 곳을 다시 찾아가게 됩니다.

진행은 길드가 내주는 과제를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어느 길드에 들어가 어떤 일을 맡느냐에 따라 갈 수 있는 곳이 열리고, 그렇게 얻은 것으로 또 다른 길이 열립니다. 전작들처럼 단순히 문을 열고 보스를 잡는 구성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파악해 나가는 구조입니다.

위저드 앤 워리어즈 3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2)

세 가지 신분의 차이

기사 신분은 가장 직선적입니다. 체력이 높고 검의 위력이 강해서 정면으로 붙어도 버팁니다. 다만 몸이 무거워 좁은 통로나 정밀한 점프를 요구하는 구간에서는 불리합니다.

도적 신분은 반대입니다. 몸이 가벼워 높이 뛰고 빠르게 움직이며, 다른 신분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좁은 틈으로 지나갈 수 있습니다. 자물쇠를 따는 능력도 도적만의 것이라, 잠긴 문 앞에서 막혔다면 도적으로 바꿔 다시 오는 것이 답입니다.

마법사 신분은 원거리 공격이 핵심입니다. 접근하기 위험한 적을 멀리서 처리할 수 있고, 특정 장치를 주문으로만 작동시킬 수 있는 구간도 있습니다. 대신 몸이 약해서 정면 싸움에는 취약합니다.

신분은 아무 때나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길드로 돌아가야 하므로, 다음에 갈 곳을 정해 두고 신분을 고르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큰 벽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도시가 여러 층으로 이어져 있고 안내가 친절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같은 자리를 몇 번씩 돌게 됩니다. 지나가다 열 수 없었던 문이나 들어갈 수 없었던 틈을 기억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신분 선택입니다. 지금 막힌 구간이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른 신분이 필요한 자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앞이 막혔다고 느껴지면 난이도를 의심하기 전에 신분을 바꿔 같은 곳을 다시 시도해 보는 편이 빠릅니다.

세 번째는 체력 관리입니다. 도시를 오가는 동안 계속 적과 부딪히게 되는데, 회복 수단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굳이 싸울 필요 없는 적은 피해 지나가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1편과 2편은 앞으로 나아가는 액션이었습니다. 3편은 그 구조를 크게 바꿔 탐색과 신분 교체를 중심에 놓았습니다. 그래서 전작을 기대하고 잡은 사람에게는 낯설게 느껴지고, 반대로 탐색형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시리즈 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으로 남습니다.

같은 개발진의 다른 작품들처럼 배경 묘사가 두껍고 음악이 웅장합니다. 도시의 밤 풍경과 지하 통로의 어두운 색감이 잘 살아 있어서, 화면만 봐도 어느 지역인지 구분이 됩니다.

국내에서는 앞선 작품들보다도 덜 알려졌습니다. 패미컴 후반기에 나온 데다 진행 방식이 낯설어서 오래 붙잡은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나의 캐릭터를 세 가지 방식으로 굴린다는 발상은 지금 봐도 신선해서, 액션 게임에 탐색이 더해진 형태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붙잡아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