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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파이어

위저드 파이어 (Wizard Fire Over Sea v2 1) · 1992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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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내려다보는 판타지 액션

대부분의 오락실 액션은 옆에서 보거나 위에서 곧장 내려다봅니다. 이 게임은 그 중간, 비스듬히 기울어진 시점을 씁니다. 그래서 캐릭터가 화면 안쪽으로도 바깥쪽으로도 걸어갈 수 있고, 지형의 높낮이와 벽 뒤편이 함께 보입니다. 판타지 세계의 지하 미궁과 성채를 이 시점으로 그려 놓으니, 위에서 곧장 내려다보는 게임과는 전혀 다른 공간감이 생깁니다.

전작에 이어지는 작품인 만큼 큰 틀은 같지만, 화면에 그려지는 것들이 눈에 띄게 화려해졌습니다. 마법을 쓸 때 화면 전체가 번쩍이고, 큰 적이 무너질 때의 연출도 커졌습니다. 검과 마법이 나오는 세계를 오락실 액션의 속도로 옮겨 놓은 게임입니다.

위저드 파이어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2)

어떤 게임인가

위저드 파이어(Wizard Fire)는 비스듬한 시점의 액션 게임입니다. 다섯 명의 주인공 가운데 하나를 골라 스테이지를 나아가며, 몰려드는 적을 베고 마법을 쓰고 함정을 피하면서 안쪽으로 파고듭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고, 협력 플레이가 이 게임의 진짜 재미입니다.

레버로 이동하고 버튼으로 공격과 마법을 씁니다. 이동 방향이 곧 공격 방향이 되므로, 적이 여러 방향에서 붙었을 때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길에 놓인 상자나 항아리를 부수면 회복 아이템과 마법 재료가 나오고, 이것을 모아 더 강한 마법을 씁니다.

위저드 파이어 액션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2)

다섯 주인공

고를 수 있는 인물은 기사, 음유시인, 드워프, 엘프, 마법사에 해당하는 다섯입니다. 각자 기본 공격의 사거리와 속도가 다르고, 쓸 수 있는 마법의 성격이 다르며, 늘 붙어 있는 고유한 특성이 하나씩 있습니다.

가까이 붙어 큰 무기를 휘두르는 쪽은 한 방이 무겁지만 접근하는 동안 맞기 쉽습니다. 활이나 마법으로 멀리서 때리는 쪽은 안전하게 싸울 수 있지만 몰려오면 밀립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사거리가 있는 쪽이 편합니다. 이 게임은 적이 많이 나오고 사방에서 붙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싸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장점입니다.

둘이 할 때는 성격이 다른 둘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한 사람이 앞에서 적을 붙들고, 다른 사람이 뒤에서 원거리로 정리하는 식으로 나누면 진행이 훨씬 매끄러워집니다.

마법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 게임의 마법은 그냥 강한 공격이 아니라 판을 정리하는 수단입니다. 화면 가득 적이 들어찼을 때 마법 한 번이면 상황이 뒤집힙니다. 문제는 마법을 쓰기 위한 재료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는 마법을 아끼는 것입니다. 아껴 두었다가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체력이 절반 밑으로 내려갔거나 사방이 막혔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망설이지 말고 쓰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적이 한둘밖에 없는데 큰 마법을 쓰는 것도 낭비입니다. 평소에는 기본 공격으로 버티고, 위기에서만 꺼내 쓰는 배분이 기본입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비스듬한 시점 때문에 생기는 특유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화면상 적과 겹쳐 보이는데 실제로는 깊이가 달라 공격이 빗나가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이 감각이 안 잡혀서 헛손질을 반복하게 됩니다. 요령은 상대의 발밑을 기준으로 보는 것입니다. 캐릭터의 몸통이 아니라 서 있는 바닥 위치를 맞춰야 공격이 닿습니다.

두 번째는 둘러싸이지 않는 것입니다. 사방에서 적이 붙을 수 있는 시점이라, 방 한가운데에 서 있으면 순식간에 포위됩니다. 벽이나 구석을 등지고 서서 적이 들어오는 방향을 줄여 두는 것이 기본 전술입니다. 좁은 통로에서는 오히려 한 줄로 들어오므로 싸우기 편합니다.

세 번째는 함정입니다. 바닥에 놓인 장치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들이 있어, 적만 보고 달리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체력이 깎입니다. 처음 보는 방에서는 조금 천천히 들어가는 습관이 좋습니다.

만든 곳과 그 시절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개성 있는 오락실 게임을 꾸준히 내놓던 곳입니다. 남들이 안 하는 소재와 시점을 자주 시도했고, 이 게임도 그런 성향이 잘 드러납니다. 대전 격투가 오락실을 휩쓸던 1992년에, 굳이 두 사람이 함께 던전을 도는 액션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그렇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대전 격투 기계에 자리를 내주고 오래 남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놓여 있던 곳에서는 둘이 붙어 오래 하는 게임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고르는 재미와 마법 연출이 화려해서, 친구와 나란히 앉아 동전을 계속 넣게 만드는 종류의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화면에 나오는 적의 수와 연출의 밀도가 그 시절 기준으로 상당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