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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단트알 GG

이치단트알 GG (Ichidant R Gg Japan) · 1994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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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설명해 주지 않는 게임

이 게임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문제를 내놓고 설명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화면이 바뀌면 갑자기 무언가가 나타나고, 제한 시간은 이미 줄어들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채야 하고, 알아챘을 때는 이미 시간이 절반쯤 지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한 판은 대부분 헤매다 끝납니다. 그런데 두 번째 만났을 때는 규칙을 알고 있으니 순식간에 풀립니다. 이 격차가 주는 쾌감이 이 게임을 계속 붙잡게 만드는 힘입니다.

이치단트알 GG 퍼즐 게임 화면 1 - 게임기어 (1994)

어떤 게임인가

이치단트알 GG(Ichidant-R GG)는 짧은 미니게임을 연달아 풀어 나가는 퍼즐 액션입니다. 세가의 퍼즐 앤 액션 계열 작품으로, 각 문제는 길어야 수십 초짜리이고, 그것을 하나씩 통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구성입니다.

문제의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같은 그림을 찾는 것, 틀린 곳을 짚어 내는 것, 순서를 기억해 그대로 따라 하는 것,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정확한 순간에 맞추는 것까지 성격이 다 다릅니다. 하나가 잘 안 풀려도 다음 문제는 완전히 다른 종류라서, 지루해질 틈이 없습니다.

이치단트알 GG 퍼즐 게임 화면 2 - 게임기어 (1994)

순발력과 기억력을 같이 요구한다

문제 유형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손이 빨라야 풀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머리로 기억하고 있어야 풀리는 것입니다. 반사신경만 좋아도 안 되고, 관찰력만 좋아도 안 됩니다. 두 가지를 번갈아 요구하기 때문에 뇌를 계속 다른 방식으로 쓰게 됩니다.

특히 순서를 기억했다가 재현하는 유형은 뒤로 갈수록 길이가 늘어나서, 나중에는 정말 집중해서 봐야 합니다. 반대로 타이밍을 맞추는 유형은 손이 먼저 반응해야 하므로, 생각을 많이 하면 오히려 놓칩니다.

게임기어판의 크기

원래 이 계열은 오락실과 메가드라이브에서 큰 화면으로 하던 게임이었는데, 게임기어로 옮기면서 화면에 담기는 정보가 줄었습니다. 그래서 문제 구성도 작은 화면에 맞게 다시 짜였습니다. 한 화면에 들어오는 요소를 줄이는 대신 판단해야 할 것을 명확히 해서, 답답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짧은 문제를 연달아 푸는 구성이라 휴대기기와도 잘 맞습니다. 몇 문제만 풀고 덮어도 아쉽지 않고, 반대로 한번 잡으면 다음 문제가 뭘까 궁금해서 계속 넘기게 됩니다.

세가 특유의 능청스러움

이 게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가 상당히 독특합니다. 진지하게 어려운 문제를 내면서도 화면 구석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계속 움직이고, 실패했을 때의 반응도 짓궂습니다. 잘 풀었을 때보다 이상하게 실패했을 때 화면이 더 재미있어서, 일부러 틀려 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당시 세가 게임 특유의, 정색하지 않고 슬쩍 웃기고 넘어가는 감각이 잘 살아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계속 던지는데도 스트레스보다 즐거움이 앞서는 건 이 분위기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