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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우스 패미컴

제비우스 (Xevious Alternate) · 1984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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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을 따로 쏩니다

슈팅 게임에서 버튼 두 개를 나눠 쓰는 것이 당연해진 것은 이 게임 덕분입니다. 공중의 적에게는 자동으로 나가는 총알을, 지상의 기지와 전차에는 조준경을 맞춰 폭탄을 떨어뜨립니다. 화면 앞쪽에 뜨는 조준 표시를 목표에 겹쳐 놓고 투하하는 그 감각은 지금 해도 명확하게 다릅니다.

1983년 오락실에 처음 등장했을 때 제비우스는 배경이 있는 슈팅 게임이라는 점만으로도 화제였습니다. 검은 우주가 아니라 숲과 강, 도로와 유적이 아래로 흘러가는 화면은 당시 기준으로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제비우스 패미컴 슈팅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84)

어떤 게임인가

제비우스 패미컴(Xevious)은 남코가 만든 세로 스크롤 슈팅 게임의 패미컴 이식판입니다. 플레이어는 솔밸루라는 기체를 조종해 정체불명의 세력 제비우스와 싸웁니다.

조작은 이동과 두 종류의 공격입니다. 대공 사격 자퍼와 대지 폭격 블래스터를 상황에 맞게 나눠 쓰는 것이 전부인데, 이 단순한 구성 위에 적 배치와 지형이 얹혀 오래 붙들게 만듭니다. 스테이지가 명확히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형태라, 얼마나 멀리 가느냐로 실력을 겨루게 됩니다.

적과 지형

공중에서는 회전하며 날아오는 토로이드, 유도해 오는 적기들이 나오고, 지상에는 포탑과 전차, 그리고 폭탄으로만 부술 수 있는 기지가 있습니다. 지상 목표를 무시하고 지나가도 진행은 되지만, 점수와 안전 모두 손해입니다. 아래에서 계속 탄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중간중간 거대한 원반형 적이 등장해 화면 위쪽을 가로지릅니다. 이런 대형 적은 폭탄을 여러 번 맞혀야 하고, 그동안 다른 적의 공격을 피해야 해서 손이 바빠집니다.

숨은 요소로 유명한 것도 있습니다. 특정 지점에 폭탄을 떨어뜨리면 땅속에 묻힌 물체가 드러나 큰 점수를 주는데, 위치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이런 비밀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던 것도 당시 게임 문화의 일부였습니다.

오래 살아남는 법

화면 아래쪽에 붙어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 위에서 내려오는 적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중간보다 살짝 아래에 자리를 잡고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기본 위치 선정입니다.

지상 기지는 발견 즉시 처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살려 두면 계속 탄을 쏘아 올려 회피 공간을 갉아먹습니다. 조준경이 기체보다 앞쪽에 표시되므로, 목표가 화면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폭탄을 놓는 감각을 익히면 명중률이 크게 오릅니다.

적탄은 빠르지 않지만 방향이 정직해서, 좌우로 조금씩 흔들며 유도하면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크게 움직이는 것보다 작게 자주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남긴 영향

제비우스는 이후 세로 슈팅 게임의 문법을 상당 부분 정해 놓았습니다. 공중과 지상을 나누는 공격 체계, 배경이 있는 스크롤, 숨은 보너스 요소 같은 것들이 후속 작품에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패미컴 이식판은 초기 카트리지 가운데 하나로, 오락실 화면을 집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였습니다. 국내에서도 합팩에 자주 실려 돌았고, 슈팅 게임을 처음 접한 경로가 이 게임이었던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