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게임 2
캘리포니아 게임 2 (California Games Ii Europe En Fr de) · 1993 · Imagin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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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하늘까지
스포츠 게임이라고 하면 축구나 야구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게임에 나오는 종목은 전부 그 바깥에 있습니다. 파도를 타고, 행글라이더로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눈 덮인 산을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공을 다루는 종목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고, 그래서 종목 이름만 봐도 이 게임이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됩니다.
캘리포니아 게임 2(California Games II)는 캘리포니아식 야외 스포츠 여러 종목을 모아 놓은 종합 스포츠 게임입니다. 전작이 스케이트보드와 프리스비 같은 종목으로 인기를 끈 뒤 나온 후속작이고, 이번에는 하늘과 물, 눈을 오가는 종목들로 구성을 새로 짰습니다. 종목을 하나씩 골라 연습할 수도 있고, 전 종목을 이어서 치르며 총점을 겨룰 수도 있습니다.
종목마다 다른 조작
이 게임을 처음 하면 종목마다 조작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됩니다. 파도를 타는 종목은 파도의 벽면을 따라 각도를 유지하면서 기술을 넣는 방식이라 방향키를 세밀하게 다뤄야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종목은 기체의 자세와 상승 기류를 읽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눈 위를 내려오는 종목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점프대에서 기술을 넣는 쪽에 가깝습니다.
공통점은 전부 점수제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어려운 기술을 얼마나 깔끔하게 성공시켰는지가 점수가 됩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큰 기술을 시도했다가 착지에 실패하면 안전하게 내려온 사람보다 점수가 낮게 나옵니다.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잡는 것이 모든 종목에 공통으로 걸리는 과제입니다.
기술을 넣는 입력은 방향키와 버튼의 조합인데, 종목마다 조합이 다르고 화면에서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것저것 눌러 보며 무엇이 되는지 찾아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탐색 과정 자체가 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어디서 막히는가
가장 좌절하기 쉬운 지점은 착지입니다. 공중에서 기술을 넣는 데까지는 금방 익숙해지는데, 착지 각도를 맞추지 못해 넘어지면 그때까지 쌓은 점수가 무의미해집니다. 요령은 기술을 넣을 시간과 자세를 되돌릴 시간을 나눠서 계산하는 것입니다. 착지 직전 한 박자를 반드시 비워 두고, 그 시간에 기체나 몸을 수평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두 번째는 욕심입니다. 한 번의 시기에 기술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다 실패하는 것보다, 확실히 되는 기술 두어 개를 안정적으로 성공시키는 편이 총점에서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 종목을 이어서 치르는 모드에서는 한 종목의 대실패가 전체 순위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자신 없는 종목일수록 보수적으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
난이도는 종목별로 편차가 큽니다. 조작이 직관적인 종목은 몇 번만 해 봐도 감이 오지만, 자세를 계속 미세 조정해야 하는 종목은 한참 연습해야 점수다운 점수가 나옵니다. 연습 모드에서 못하는 종목만 골라 반복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전작이 스케이트보드를 앞세워 캘리포니아 문화를 게임으로 옮긴 첫 시도였다면, 이 후속작은 종목 구성을 크게 갈아엎으면서 화면과 연출에 더 힘을 준 작품입니다. 여러 기기로 두루 나왔고, 기기마다 그림과 조작 감각에 차이가 있습니다. 16비트 기기 판본은 색이 풍부하고 배경 묘사가 나은 편입니다.
같은 시기 종합 스포츠 게임들이 육상 종목의 연타 경쟁에 기대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 시리즈는 연타 대신 자세 제어와 기술 입력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그래서 버튼을 빠르게 누르는 체력 싸움이 아니라, 한 번의 시기를 어떻게 설계할지 생각하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 점이 지금 다시 해 봐도 낡지 않은 이유입니다.
국내에서
국내에서는 캘리포니아 게임이라는 이름 자체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서핑이나 행글라이더처럼 당시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종목을 화면으로나마 다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잡지 소개나 대여점을 통해 접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상 깊은 게임으로 남았습니다.
여럿이 번갈아 점수를 겨루기 좋은 구조라 모여 있을 때 특히 잘 맞습니다. 한 사람이 한 시기를 마치면 다음 사람에게 패드를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지 않고 점수판을 보며 이야기할 거리가 계속 생깁니다.
시작하는 법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설치 과정 없이 눌러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 종목 모드가 아니라 종목 하나를 골라 연습 모드로 들어가는 것을 권합니다.
가장 감이 빨리 오는 종목부터 하나 정복한 다음, 그 조작 감각을 기준으로 나머지 종목의 차이를 익혀 나가면 됩니다. 종목마다 규칙이 다르다는 사실만 받아들이면, 그다음부터는 각 종목의 점수 구조를 알아내는 재미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