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 트리거
크로노 트리거 (Chrono Trigger USA) · 1995 ·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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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먼저 화제가 된 게임
발매 전부터 이 작품은 다른 이유로 유명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를 만든 사카구치 히로노부,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 그리고 드래곤볼의 토리야마 아키라가 함께 참여한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게임계에서 이 세 사람이 한 작품에 모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언론은 이를 두고 꿈의 조합이라고 불렀고, 실제로 결과물도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슈퍼패미컴 RPG를 한 편만 꼽으라면 이 작품이 가장 자주 언급됩니다.
시간을 넘나드는 모험
크로노 트리거(Chrono Trigger)는 평범한 소년 크로노가 우연히 시간의 문에 휘말리며 시작되는 RPG입니다. 축제에서 만난 소녀가 과거로 사라지고, 그를 쫓아가면서 이야기가 열립니다.
무대는 하나의 세계이지만 시대가 여럿입니다. 현재와 중세, 선사 시대, 고대 왕국, 그리고 폐허가 된 미래를 오갑니다. 어느 시대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시대의 모습이 바뀝니다.
이 구조가 이야기와 맞물립니다. 미래에서 세계가 멸망한 광경을 본 일행이 그 원인을 과거에서 찾아 없애려 하는 것이 전체 줄거리입니다. 시간 여행이 설정 장식이 아니라 게임 규칙 그 자체입니다.
화면이 바뀌지 않는 전투
당시 RPG의 관례는 적을 만나면 화면이 전환되고 전투 화면이 따로 뜨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러지 않습니다. 필드에서 적과 마주치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싸움이 시작됩니다.
덕분에 위치가 의미를 갖습니다. 적이 일렬로 서 있을 때 관통하는 기술을 쓰면 여럿이 한꺼번에 맞고, 흩어져 있으면 범위 기술이 헛돕니다. 전투 전에 어디로 걸어 들어가느냐가 실제로 결과를 바꿉니다.
연출도 매끄럽습니다. 전투와 이동 사이에 끊김이 거의 없어서 세계를 계속 걷고 있다는 감각이 유지됩니다.
연계 기술
이 게임의 가장 유명한 시스템은 두세 명이 힘을 합치는 연계 기술입니다. 각 캐릭터의 기술을 동시에 쓰면 혼자서는 낼 수 없는 합동 기술이 나옵니다.
칼과 불꽃이 합쳐지고, 번개와 물이 겹쳐지는 식으로 조합마다 그림과 효과가 전부 다릅니다. 어떤 조합이 존재하는지 찾아내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 일부러 파티를 이리저리 바꿔 가며 시험해 보게 됩니다.
캐릭터는 일곱 명 남짓이고 시대마다 합류 방식이 다릅니다. 개구리 기사, 미래에서 온 소녀, 선사 시대의 전사, 그리고 이야기 후반의 뜻밖의 인물까지 개성이 뚜렷합니다.
여러 개의 결말
이 작품은 끝을 본 뒤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되 능력치와 장비를 유지하는 방식을 제공합니다. 이때 원래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최종 보스에게 도전할 수 있고, 언제 도전하느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집니다.
결말은 십여 가지에 이릅니다. 진지한 것부터 장난스러운 것까지 폭이 넓고, 개발진이 직접 등장하는 것도 있습니다. 한 번 클리어한 뒤에도 다시 잡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음악도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습니다. 시대마다 분위기가 다른 곡이 붙어 있어서, 어느 시대의 곡인지 듣기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을 오래전에 끝낸 사람들이 곡만은 여전히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