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솔저 스페셜판
파이널 솔저 (Final Soldier Japan Special Version) · 1991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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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게임 문화에는 한 게임을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높은 점수로 마치느냐만 겨루는 대회가 있었습니다. 허드슨이 여름마다 열던 캐러밴 대회입니다. 전국을 돌며 아이들을 모아 놓고 2분, 5분짜리 기록을 겨루게 했고, 그 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슈팅 게임 계열이 솔저 시리즈입니다. 이 작품은 PC엔진에서 이어진 그 계보의 한 편이고, 처음부터 짧게 끊어 몰아치도록 설계된 게임입니다.
파이널 솔저(Final Soldier)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세로 스크롤 슈팅입니다. 기체를 조종해 밀려오는 적 편대를 부수고, 스테이지 끝의 대형 보스를 넘어 다음으로 나아갑니다. 스테이지는 일곱 개이고, 우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막과 숲, 기계 지대 같은 배경이 번갈아 등장해 화면이 단조롭지 않습니다.
무기를 미리 정합니다
이 게임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파워업 방식입니다. 보통의 슈팅은 화면에 나온 아이템 색깔에 따라 정해진 무기가 붙지만, 이 게임은 시작 전에 각 색깔이 어떤 무기를 줄지 플레이어가 직접 지정합니다. 예를 들어 붉은 아이템에 앞으로 뻗는 강한 직선 화력을 걸어 둘 수도 있고, 넓게 퍼지는 형태를 걸어 둘 수도 있습니다.
이 선택이 판 전체의 성격을 바꿉니다. 정면 화력을 몰아 두면 보스를 빠르게 녹일 수 있지만 잡졸이 옆에서 몰려올 때 처리가 늦고, 확산 계열로 짜면 화면 정리는 편한데 보스가 오래 버팁니다. 기록을 노리는 사람은 자기 진행 방식에 맞게 조합을 고정해 두고 반복 연습합니다. 이 사전 설정 하나로 같은 게임을 여러 방식으로 파고들 수 있게 만든 설계입니다.
캐러밴 모드가 본체입니다
일반 진행 모드 외에 2분 모드와 5분 모드가 따로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강제로 끝나고 점수만 남습니다. 여기서는 살아남는 것보다 점수 효율이 중요해집니다. 어느 적을 먼저 부수면 뒤이어 나오는 무리를 놓치지 않는지, 보너스가 붙는 배치를 어떻게 챙기는지가 성적을 가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치를 뽑아야 하니 실수 한 번의 비중이 큽니다. 대신 한 판이 금방 끝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다시 잡게 되고, 조금씩 점수가 오르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슈팅 게임을 끝까지 클리어할 자신이 없는 사람도 이 모드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어디서 어려워지는가
전체 난이도는 같은 시기 슈팅들 가운데 지나치게 가혹한 편은 아닙니다. 적탄이 화면을 뒤덮는 종류가 아니라, 편대 배치와 지형을 읽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화면 양옆에서 들어오는 적이 늘어나 앞만 보고 있으면 옆구리를 찔립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지점은 파워업을 잃은 직후입니다. 이 계열 슈팅은 한 번 죽으면 화력이 크게 떨어져 그다음 구간을 넘기기가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아이템을 주우러 위험한 위치까지 올라가기보다, 화면 아래쪽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오는 것만 챙기는 편이 결과적으로 낫습니다. 보스전에서는 패턴이 시작되는 위치를 기억해 두고 처음부터 그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기본입니다.
시리즈와 그 시절
이 계열은 오락실이 아니라 가정용 기기를 무대로 자란 슈팅입니다. 앞선 작품들이 남긴 뼈대를 이어받으면서, 이 작품은 무기 사전 설정이라는 자기 몫의 발상을 보탰습니다. 개발은 나우 프로덕션이 맡았고 허드슨이 내놓았으며, 뒤에 가정용 다운로드 서비스로 다시 풀리면서 일본 밖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PC엔진은 보급이 넓지 않았던 기종이라, 이 게임은 잡지 지면이나 소수의 소장자를 통해 이름이 오르내리던 축입니다. 그럼에도 세로 슈팅 자체는 국내 오락실에서 아주 익숙한 장르였기 때문에, 처음 잡아도 손이 헤매지 않습니다. 화면이 깔끔하고 한 판이 길지 않아, 슈팅을 오랜만에 잡아 보려는 사람에게 부담이 적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