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텍터
프로보텍터 (Probotector Europe) · 1990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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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로봇으로 바뀐 사연
같은 게임인데 나라마다 주인공이 다릅니다. 우리가 아는 콘트라의 두 근육질 용병은 유럽판에서 두 대의 로봇으로 바뀌어 나왔습니다. 당시 유럽 일부 국가에서 사람이 사람을 총으로 쏘는 묘사에 대한 심의가 까다로웠던 탓입니다. 그래서 화면 속에서 총알을 맞고 쓰러지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가 되었습니다.
바뀐 건 겉모습뿐입니다. 스테이지 구성도, 적 배치도, 무기도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어릴 적 콘트라를 손에 익힌 사람이라면 이 판을 켜자마자 몸이 먼저 기억해 냅니다. 다리 위를 달리며 위아래로 총구를 돌리는 그 감각 그대로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프로보텍터(Probotector)는 옆으로 흐르는 화면을 달리고 뛰고 쏘며 나아가는 런앤건 액션입니다. 한 방만 맞아도 즉사하기 때문에 총을 쏘는 것보다 피하는 것이 먼저인 게임이고, 그래서 스테이지를 통째로 외우게 만듭니다.
2인 동시 플레이가 이 게임의 진짜 얼굴입니다. 옆자리 사람과 목숨을 나눠 쓰며 진도를 빼는데, 서로 먼저 무기를 집으려다 부딪혀 죽는 일도 흔합니다. 그 다툼까지 포함해서 추억으로 남은 게임입니다.
무기 고르기
날아다니는 캡슐이나 벽에 붙은 상자를 쏘면 알파벳이 붙은 무기가 나옵니다. 곧게 뻗는 기본 총, 넓게 흩뿌리는 산탄, 화면을 뚫고 나가는 레이저, 그리고 파도처럼 벽을 통과하는 무기가 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산탄입니다. 사거리가 짧아도 한 화면을 통째로 덮어 버리기 때문에 잔챙이가 몰려나오는 구간에서 압도적입니다. 다만 한 번 죽으면 기본 총으로 돌아가므로, 산탄을 든 채로 얼마나 멀리 가느냐가 곧 진도가 됩니다. 좋은 무기를 든 사람이 앞장서고 나머지가 뒤를 봐주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면 훨씬 수월합니다.
기억에 남는 스테이지
첫 판인 정글을 지나면 화면이 안쪽으로 향하는 통로 스테이지가 나옵니다. 시점이 뒤바뀌어 벽에 붙은 발광체를 부수며 안쪽 문으로 나아가는 구성인데, 처음 보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부터 헷갈립니다. 이 시점 전환이 당시 액션 게임에서는 드문 연출이었습니다.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판도 악명이 높습니다. 위로 오르는 세로 스크롤이라 발판을 잘못 밟으면 아래로 떨어지고, 위에서 쏟아지는 적까지 상대해야 합니다. 여기서 목숨을 다 쓰고 무너진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마지막에는 살덩어리 같은 기지 안쪽으로 들어가 심장부를 부숩니다. 앞선 판들의 기계적인 분위기와 달리 이 구간은 생물처럼 꿈틀거려서, 다 깨고 나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무기 하나 없이 이 구간에 들어서면 정말 답이 없으니, 앞 판에서 산탄을 지키는 데 집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