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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파이터 메가드라이브판

피트 파이터 (Pit Fighter World July 1991) · 1991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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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찍어 넣은 격투 게임

1991년의 격투 게임 화면은 대부분 손으로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피트 파이터는 다른 길을 갔습니다. 실제 사람을 촬영해 그 영상을 화면에 그대로 옮겼습니다. 근육질 배우들이 실제로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 게임 안에서 움직입니다.

지금 보면 색이 뭉개지고 동작이 뚝뚝 끊기지만, 당시에는 충격적인 화면이었습니다. 오락실 앞을 지나가다 이 화면을 보고 실사 영상인 줄 알고 멈춰 선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기법은 이후 모탈 컴뱃 같은 게임으로 이어지며 한 시대의 유행이 됩니다.

피트 파이터 메가드라이브판 액션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1)

어떤 게임인가

피트 파이터(Pit Fighter)는 지하 격투장을 무대로 한 격투 액션 게임입니다. 세 명의 파이터 중 하나를 골라 차례로 상대와 맞붙고, 이기면 상금을 받아 다음 상대로 넘어갑니다.

일대일 대전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조는 조금 다릅니다. 한 화면 안에서 위아래로도 움직일 수 있고, 여러 명이 동시에 덤비는 판도 있습니다. 관중이 링을 둘러싸고 있어서 밀려나면 관중이 밀어냅니다. 정통 대전격투보다 난투에 가깝습니다.

세 명의 파이터

고를 수 있는 인물은 세 명입니다. 레슬러는 덩치가 크고 던지기 기술이 강력한 대신 느립니다. 킥복서는 빠르고 발차기 사거리가 길지만 한 방이 가볍습니다. 가라테 선수는 그 중간쯤의 균형형입니다.

체격 차이가 실제로 크게 작용해서, 큰 상대를 붙잡으려다 오히려 던져지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자기 캐릭터의 사거리를 파악하고 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입니다.

격투장 바닥에는 각목이나 칼 같은 물건이 떨어져 있습니다. 주워서 휘두르면 훨씬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상대도 마찬가지로 주워 씁니다. 무기가 떨어지는 위치를 먼저 차지하는 것이 승부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주변 환경도 무기가 됩니다. 상대를 밀어 벽이나 기둥에 부딪치게 만들 수 있고, 관중 쪽으로 밀면 관중이 되밀어 줍니다. 이런 요소 덕분에 같은 상대와 붙어도 매번 다른 싸움이 됩니다.

조작에 적응하기

이 게임의 조작은 요즘 감각으로 보면 뻣뻣합니다. 공격 버튼을 누르고 실제로 주먹이 나가기까지 시간차가 있어서, 상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누르면 이미 맞은 뒤입니다. 미리 예측해서 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잡기입니다. 상대에게 붙어서 잡으면 여러 번 무릎으로 치거나 던질 수 있는데, 타격전보다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다만 잡기에 실패하면 크게 반격당하니 타이밍을 잘 봐야 합니다.

여럿이 덤비는 판에서는 한 곳에 몰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 움직이면서 하나씩 떼어 내야 하고, 벽을 등지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상금과 진행

한 판을 이길 때마다 상금을 받습니다. 이 금액은 얼마나 빨리 이겼는지, 얼마나 덜 맞았는지에 따라 달라져서, 그냥 이기는 것과 깔끔하게 이기는 것이 구분됩니다. 점수를 올리려면 무기를 잘 활용하고 잡기를 정확히 넣어 짧게 끝내야 합니다.

상대는 뒤로 갈수록 강해집니다. 후반에는 덩치가 크고 체력이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잡기가 잘 안 들어가서 거리를 두고 무기로 상대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챔피언 격의 상대가 기다립니다.

그 시절 오락실에서

피트 파이터는 아타리가 오락실에 내놓은 작품이고, 실사 그림이라는 화제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국내 오락실에도 들어와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 화면 앞에 모여들었습니다.

다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평가가 갈렸습니다. 조작이 무겁고 판정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스트리트 파이터 2가 나온 뒤에는 격투 게임으로서의 자리를 빠르게 잃었습니다.

그래도 실제 배우를 찍어 게임에 넣는다는 발상 자체는 이후 여러 작품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금 해 보면 투박하지만, 게임 화면이 어디까지 실사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처음으로 보여 준 시도로서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