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폴 2
피트폴 2 로스트 캐번즈 (Pitfall 2) · 1985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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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
이 게임에는 목숨이 없습니다. 적에게 닿거나 함정에 빠지면 죽는 게 아니라, 조금 전에 지나온 십자 표시 자리로 되돌아갑니다. 점수는 깎이지만 게임은 계속됩니다.
1980년대 중반에 이건 상당히 앞선 발상이었습니다. 당시 게임은 목숨 세 개로 시작해 다 잃으면 처음부터가 기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실패해도 진행이 유지되니, 마음 놓고 위험한 길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게임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죽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게임이 아니라, 어디까지 파고들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피트폴 2(Pitfall II: Lost Caverns)는 앞선 작품의 후속작으로, 정글 아래 펼쳐진 거대한 동굴을 탐험하는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조카와 반려 사자를 찾고 보물을 회수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전작이 화면 한 장씩 좌우로 넘어가는 구조였다면, 이번에는 위아래로도 넓게 이어진 하나의 큰 동굴입니다. 사다리와 통로가 얽혀 있고, 어디로 내려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구역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뛰고 오르고 매달립니다. 여기에 풍선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 구간이나, 물속을 헤엄쳐 지나는 구간이 더해졌습니다.
길이 얽힌 동굴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 나가는 데 있습니다. 동굴은 넓고 갈림길이 많으며, 어떤 길은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체크포인트 위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십자 표시는 곳곳에 있는데, 위험한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표시를 지나왔는지 알아 둬야 합니다. 실패했을 때 얼마나 되돌아가는지가 거기서 정해집니다.
박쥐와 새, 전기뱀장어 같은 것들이 통로를 막습니다. 이것들은 대개 정해진 궤적으로 움직이니, 몇 번 보고 주기를 익히면 지나갈 틈이 보입니다.
음악이 계속 흐른다
이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이 끊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곡이 바뀝니다. 위험한 구간에 들어가면 긴장된 곡으로 넘어가고, 되돌아가면 다시 원래 곡이 흐릅니다.
당시 게임 음악은 짧은 효과음 몇 개가 전부이거나, 있어도 단순한 반복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 게임의 음악은 훨씬 야심 찼습니다. 원작 기계에서는 이걸 위해 카트리지에 칩을 따로 넣기까지 했습니다.
음악이 계속 흐르니 탐험하는 기분이 살아납니다. 넓은 동굴을 혼자 돌아다니는 게임인데 심심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동굴 깊숙한 곳에는 특히 어려운 구간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되돌아갈지 더 갈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어차피 죽어도 크게 잃는 게 없으니 대개는 더 갑니다. 그게 이 게임이 노린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