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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포스

갤럭시 포스 (Galaxy Force Europe) · 1989 · Sega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오락실에 통째로 움직이는 커다란 기계가 놓여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좌석에 앉으면 화면 속 기체가 도는 대로 몸이 함께 기울어지고, 화면 가득 지형이 밀려오면서 속도감이 실제 감각으로 전해지던 그런 기계입니다. 이 게임의 원작이 바로 그 부류였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물건을 가정용 8비트 기기 카트리지 하나에 담으려 한 것이 이 판본입니다.

갤럭시 포스(Galaxy Force)는 화면 안쪽을 향해 날아가는 3인칭 시점 슈팅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전투기를 조종해 지형과 적 사이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목표 지점에 도달해 적 시설을 파괴합니다. 방향키로 기체를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버튼으로 사격합니다. 조준은 화면에 표시되는 표적을 적에게 겹쳐 두는 방식이라, 적을 조준선 안에 붙잡아 두는 것이 곧 조작의 핵심입니다.

갤럭시 포스 슈팅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89)

한 판의 흐름

각 스테이지는 우주 공간에서 시작해 행성 표면이나 시설 내부로 들어가는 구성입니다. 처음에는 넓은 공간에서 다가오는 적을 상대하다가, 점점 좁은 통로로 들어가면서 지형에 부딪히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좁은 터널을 통과하는 부분입니다. 벽이 양옆으로 빠르게 지나가고, 그 사이로 장애물이 나타납니다. 여기서는 적을 쏘는 것보다 부딪히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난 구조물을 피하려면 미리 기체를 안전한 쪽에 붙여 두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스테이지 끝에는 목표물이 있습니다. 정해진 지점을 파괴하면 그 판이 끝나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기체가 버티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이식판이 바꾼 것

오락실 기판과 8비트 가정용 기기의 성능 차이는 넘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식판은 원작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기기에 맞게 구조를 다시 짰습니다. 원작에 있던 요소 가운데 일부는 빠졌고, 적 배치도 새로 손봤습니다. 원작의 스테이지 가운데 하나는 아예 제외됐습니다.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무리하게 원작을 흉내 냈다면 화면이 버벅이고 조작이 뭉개졌을 텐데, 덜어 낼 것을 덜어 낸 덕에 8비트 기기에서도 속도감이 살아 있습니다. 확대 축소로 밀려오는 물체를 표현하는 방식이 원작만큼 매끄럽지는 않지만, 이 기기에서 이 정도 그림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 판본에는 음원 확장을 지원하는 구성도 들어 있습니다. 해당 기능을 쓸 수 있는 환경에서는 더 두터운 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되어 있어, 이식에 들인 공을 짐작하게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 벽은 원근감입니다. 화면 안쪽으로 날아가는 시점이라 물체가 실제로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멀리 보이던 구조물이 순식간에 코앞에 닥치므로, 반응한 뒤에 피하려 하면 늦습니다.

요령은 기체를 화면 가운데에 두지 않는 것입니다. 가운데에 있으면 어느 쪽으로 피해야 할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한데, 미리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반대쪽으로 빠지는 한 가지 선택만 하면 됩니다. 특히 좁은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는 안전한 쪽에 자리를 잡아 두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는 사격과 회피의 배분입니다. 모든 적을 다 잡으려 들면 회피가 늦어집니다. 진로를 가로막는 적만 처리하고 나머지는 흘려보내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반복 학습입니다. 이 게임은 지형이 정해져 있어서, 어디에 무엇이 나오는지 외우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처음 몇 번은 코스를 익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만든 곳과 그 시절

원작은 세가가 체감형 기계 계보의 하나로 내놓은 작품입니다. 오토바이나 전투기를 소재로 좌석이 움직이는 기계를 잇달아 내놓던 시기의 결과물이고, 그중에서도 규모가 큰 축에 속했습니다. 그런 기계는 오락실에서도 자리를 크게 차지해서, 동네 오락실보다는 규모 있는 곳에나 놓여 있었습니다.

마스터시스템 이식판은 1989년에 나왔습니다. 유럽에서는 세가가 직접 유통했고, 북미에서는 다른 회사가 유통을 맡는 형태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이 판본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의 기억

한국에서 이 계열의 체감형 기계를 직접 타 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형 오락실에나 있었고, 한 판 값도 다른 게임보다 비쌌기 때문입니다. 화면 너머로 구경만 하고 돌아선 기억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마스터시스템은 국내에 삼성을 통해 보급된 기기라 이 계열 게임을 집에서 접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락실 원작의 압도적인 규모를 알고 나서 이 이식판을 보면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8비트 카트리지 하나에 그 감각의 얼개를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다시 볼 만합니다. 지금 켜 보면 짧게 몇 판 돌려 보기 좋은, 속도감이 분명한 슈팅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