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버드 2
건버드 2 (Gunbird 2) · 1998 · Psi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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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사이보그와 인어가 같은 하늘을 납니다
이 게임에서 고를 수 있는 것은 전투기가 아닙니다. 빗자루를 탄 마녀, 온몸이 기계인 노인, 물을 다루는 인어, 커다란 기계를 몰고 나온 정비공이 같은 하늘에서 나란히 총알을 뿌립니다. 화면 아래를 차지한 캐릭터들의 생김새부터가 이미 이 게임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진지한 밀리터리 슈팅과는 처음부터 방향이 다릅니다.
건버드 2(Gunbird 2)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소원을 이뤄 준다는 물건을 두고 각자 다른 속셈을 가진 인물들이 뛰어드는 이야기이고, 누구를 고르느냐에 따라 스테이지 사이에 나오는 대화와 결말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한 번 클리어한 뒤 다른 캐릭터로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 여기에 있습니다.
빠릅니다. 아주 빠릅니다
이 계열 슈팅의 탄은 크고 느리게 깔리는 탄막이 아니라, 작고 아주 빠르게 날아오는 조준탄입니다. 화면을 보고 나서 피하려고 하면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탄을 보고 반응하는 게임이 아니라, 적이 나오기 전에 미리 안전한 자리를 잡아 두는 게임입니다. 적이 등장하는 위치와 순서를 외우고, 그 사이의 좁은 길목을 따라 몸을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이 굳어집니다.
체감 난도가 높은 대신 한 판의 호흡이 짧고 전개가 시원합니다. 잡졸이 우물쭈물하지 않고 바로 달려들며, 보스는 등장하자마자 큰 기술을 던집니다. 오락실에서 옆에 서서 구경만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바로 보이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차지와 봄, 그리고 근접전
기본 사격 외에 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놓으면 캐릭터마다 다른 강력한 공격이 나갑니다. 이 차지 공격은 위력이 크지만 모으는 동안 화력이 끊기기 때문에, 언제 모으고 언제 놓을지가 중요합니다. 적이 몰려 있는 순간을 노려 한 번에 쓸어버리면 위험 구간 하나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봄은 위급할 때 쓰는 마지막 수단입니다. 캐릭터마다 연출과 성능이 다르고, 무적 시간이 붙어 있어 죽을 자리에서 빠져나오는 데 씁니다. 여기에 적에게 가까이 붙었을 때 나가는 근접 공격이 따로 있어서, 보스에게 바짝 붙어 화력을 몰아넣는 위험한 운영도 가능합니다. 잘 붙으면 보스를 순식간에 녹이고, 잘못 붙으면 그대로 부딪힙니다.
캐릭터를 바꾸면 다른 게임이 됩니다
기본 넷 외에 숨은 캐릭터도 있어서, 조건을 알고 고르면 완전히 다른 성능으로 놀 수 있습니다. 사거리가 짧고 화력이 센 캐릭터로는 붙어서 싸우는 운영이 되고, 넓게 퍼지는 캐릭터로는 화면 아래에서 안정적으로 정리하는 운영이 됩니다.
두 명이 동시에 붙으면 스테이지 사이의 대화가 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대사가 이어지고, 마지막에 누가 소원을 가져가느냐를 두고 다투는 장면까지 이어집니다. 슈팅이면서도 캐릭터를 보러 다시 켜는 게임이라는 점이 이 시리즈의 색깔입니다.
사이키오의 하늘
이 게임을 만든 팀은 스트라이커즈 1945와 소닉 윙즈 계열로 이름을 알린 곳입니다. 빠른 조준탄과 짧고 굵은 스테이지 구성, 캐릭터를 앞세운 연출이라는 특징이 그 작품들과 그대로 겹칩니다. 전작에서 만들어 둔 틀을 다듬어 완성도를 끌어올린 결과물이 이 속편이고,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만듦새가 좋은 작품으로 자주 꼽힙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진 판본에는 다른 회사의 유명 캐릭터가 손님으로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그림 옆에 무엇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