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슈
검슈 (Gumshoe USA Europe) · 1986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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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으로 주인공을 조종합니다
이 게임의 발상은 지금 봐도 기묘합니다. 화면 속 주인공은 플레이어가 방향키로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알아서 계속 오른쪽으로 걸어갑니다.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광선총으로 화면을 쏘는 것뿐인데, 적을 쏘아 없애는 것 말고도 주인공 자신을 쏘면 점프를 합니다. 즉, 총 하나로 공격과 이동을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입니다.
검슈(Gumshoe)는 광선총 주변기기를 쓰는 횡스크롤 사격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딸을 구하러 나선 탐정이고,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를 모아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스테이지를 따라 자동으로 걸어가는 그를 총으로 지켜 주면서, 앞을 막는 장애물은 쏘아 없애고 구덩이 앞에서는 그를 쏘아 뛰게 만듭니다.
총알이 목숨입니다
이 게임의 긴장은 총알 관리에서 나옵니다. 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고, 그게 다 떨어지면 그대로 끝납니다. 그러니 아무 데나 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을 뛰게 하려면 그를 쏴야 하고, 그것도 총알을 소모합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적을 처리하는 데 총알을 쓰면 점프에 쓸 총알이 모자라고, 아끼면 적에게 부딪혀 죽습니다. 스테이지 곳곳에 있는 총알 보충 아이템을 놓치지 않는 게 결정적인데, 이것들도 쏘아서 획득해야 하니 결국 총알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요령은 한 발로 여러 개를 처리하는 위치를 노리는 것입니다. 적이 겹쳐 있을 때 쏘거나, 굳이 없애지 않아도 되는 적은 그냥 지나가게 두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모든 걸 쏘려 들면 반드시 총알이 바닥납니다.
자동으로 걷는 주인공
주인공이 알아서 걷는다는 점이 이 게임의 난이도를 정합니다. 플레이어는 그를 멈출 수 없고, 방향을 바꿀 수도 없습니다. 벽에 부딪히면 방향을 돌려 반대로 걷기 시작하니, 그걸 이용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앞을 미리 봐야 합니다. 주인공이 도착하기 전에 앞쪽 상황을 파악하고, 미리 적을 정리해 두거나 점프 타이밍을 준비해야 합니다. 눈앞에 닥쳐서 반응하면 이미 늦습니다.
점프 타이밍도 까다롭습니다. 너무 일찍 쏘면 구덩이 앞에 떨어지고, 늦으면 이미 빠집니다. 구덩이 폭에 따라 쏘아야 하는 지점이 다르니, 몇 번 실패하면서 거리 감각을 익혀야 합니다.
광선총이라는 물건
이 게임은 닌텐도가 광선총 주변기기를 위해 만든 작품 중 하나입니다. 같은 시기에 나온 다른 광선총 게임들이 대부분 화면에 나타나는 표적을 맞히는 단순한 방식이었던 데 비해, 이 게임은 총으로 캐릭터를 조종한다는 발상을 넣어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지금은 광선총 없이도 화면을 조준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조작 감각은 원래의 총과 다르지만, 어디를 언제 쏠지 판단하는 재미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히려 정밀하게 조준할 수 있어 원래보다 수월한 면도 있습니다.
스테이지 구성
각 스테이지 끝에는 다이아몬드가 있고, 그것을 얻으면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배경은 스테이지마다 달라지고, 뒤로 갈수록 구덩이 간격이 벌어지고 적이 빽빽해집니다. 후반에는 총알을 아낄 여유 자체가 사라져서, 보충 아이템의 위치를 외우는 것이 사실상 필수가 됩니다.
한 번 죽으면 그 스테이지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짧은 게임이지만 반복해서 구간을 외워야 하는 구조라, 클리어하려면 꽤 여러 번 도전하게 됩니다.
지금 해 보면
발상이 독특한 만큼 처음에는 손이 어색합니다. 방향키를 잡던 손이 갈 곳이 없고, 주인공은 마음대로 걸어갑니다. 그런데 몇 판 하다 보면 그 답답함이 오히려 이 게임의 규칙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고, 그때부터 재미가 붙습니다.
닌텐도가 초기에 얼마나 다양한 조작 방식을 실험했는지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화면 속 인물을 쏘아서 뛰게 만든다는 발상은 그 후로도 흔치 않았습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니, 총 한 자루로 공격과 점프를 동시에 처리하는 그 낯선 감각을 직접 겪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