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 탑건
탑건: 거츠 앤 글로리 (Top Gun Guts Glory USA Europe) · 1993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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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만든 전투기 열풍
1986년 영화 탑건은 전투기 조종사라는 직업을 순식간에 동경의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선글라스에 가죽 재킷,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는 F-14의 모습은 그 시절 문화의 한 상징이었고, 게임 업계가 이 판권을 그냥 둘 리 없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 열기가 아직 남아 있던 시기에 게임보이로 나왔습니다. 손바닥만 한 흑백 화면으로 전투기의 속도감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었고, 개발진은 조종석 시점과 임무 구성으로 그 분위기를 만들어 내려 했습니다.
임무를 받고 출격하는 구성
게임보이 탑건(Top Gun: Guts and Glory)은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여러 임무를 수행하는 비행 게임입니다. 출격 전에 임무 내용을 받고, 목표 지점으로 날아가 적기를 격추하거나 지정된 대상을 처리한 뒤 귀환하는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조종은 기수를 위아래좌우로 움직이며 조준을 맞추고, 기관포와 미사일로 공격하는 방식입니다. 미사일은 수가 정해져 있어 아무 때나 쏘면 정작 필요할 때 없습니다. 연료와 탄약을 신경 쓰며 날아야 해서, 무작정 쏘고 다니면 임무 중간에 곤란해집니다.
적기와 마주치면 서로 뒤를 잡으려는 싸움이 벌어집니다. 상대 꼬리를 물어야 조준이 되기 때문에, 돌리고 붙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착함이라는 관문
탑건 게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항공모함 착함입니다. 임무를 아무리 잘 끝내도 마지막에 갑판에 제대로 내려앉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속도와 고도, 진입 각도를 동시에 맞춰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너무 빠르면 지나쳐 버리고, 너무 느리면 떨어집니다. 좌우가 틀어져도 안 됩니다. 처음에는 몇 번이고 실패하다가, 어느 순간 계기를 보면서 조금씩 맞추는 법을 알게 됩니다. 이 관문을 통과했을 때의 성취감이 이 게임의 인상을 결정합니다.
임무가 뒤로 갈수록 적기 수가 늘고 목표가 복잡해져서, 비행 자체보다 순서를 짜는 판단이 중요해집니다.
흑백 화면의 조종석
지금 기준으로 보면 화면 정보가 단순하고 움직임도 부드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계기판과 조준 표시가 화면 아래를 채우고 있으면 조종석에 앉은 기분이 어느 정도 납니다. 당시 휴대용 기기에서 비행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판권 게임 중에는 이름만 빌린 물건이 많았지만, 이 작품은 적어도 전투기를 몬다는 감각을 전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입니다. 임무 하나가 짧아 부담 없이 잡을 수 있고, 착함에 성공하는 순간을 목표로 삼으면 꽤 오래 붙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