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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버전 2.0

기동전사 건담 버전 2.0 (Mobile Suit Gundam Version 2 0) · 2000 · Ba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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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그 전장에 직접 서기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래 남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화면으로 보던 그 거대한 기체를 직접 몰아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2D 시절의 건담 게임들은 대체로 캐릭터를 옆에서 보는 액션이거나 전략 게임이었고, 조종석에 앉은 느낌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3D로 전장을 만들어 그 아쉬움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모빌슈트의 무게가 조작에 그대로 실려 있어서, 방향을 꺾으면 관성이 남고, 부스터를 쓰면 미끄러지듯 이동합니다. 날렵하게 움직이는 로봇 액션과는 다른, 크고 무거운 것을 다루는 감각입니다. 버전 2.0은 앞서 나온 판을 다듬고 내용을 보태 다시 낸 개정판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버전 2.0 액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2000)

어떤 게임인가

기동전사 건담 버전 2.0(Mobile Suit Gundam Version 2.0)은 일년전쟁을 배경으로 모빌슈트를 조종해 임무를 수행하는 3D 액션 게임입니다. 한 스테이지마다 목표가 주어지고, 적 기체를 격파하거나 특정 지점을 방어하거나 목표물을 파괴하며 진행합니다.

조작은 이동과 시점, 그리고 무기 전환으로 이루어집니다. 기체는 보통 주무기인 빔 라이플이나 머신건, 근접 무기인 빔 사벨이나 히트 호크, 그리고 수가 정해진 바주카나 미사일을 함께 가집니다. 거리에 따라 무엇을 쓸지 고르는 것이 전투의 기본입니다.

부스터는 자원입니다. 계속 쓰면 바닥나고,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무작정 날아다니지 못하고, 접근할 때와 빠질 때를 나눠 쓰게 됩니다.

기동전사 건담 버전 2.0 액션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2000)

전투의 요령

처음 하면 대부분 조준에서 애를 먹습니다. 빔 라이플은 위력이 좋지만 발사 간격이 있어 빗나가면 그 사이에 반격을 받습니다. 적이 움직이는 방향을 미리 읽고 그 앞을 쏘는 식으로 맞춰야 합니다. 반대로 머신건 계열은 한 발의 위력이 낮은 대신 계속 뿌릴 수 있어, 움직이는 적을 깎기에 좋습니다.

근접 무기는 이 게임에서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빔 사벨 한 방이면 잡졸급 기체를 단번에 정리할 수 있어서, 부스터로 거리를 좁혀 베고 빠지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다만 접근하는 동안 사격을 계속 맞으므로, 적이 여럿일 때는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지형도 씁니다. 건물이나 바위 뒤로 붙어 사격을 끊고, 적이 사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튀어나가 근접전으로 끌고 갑니다. 넓은 개활지에서 여러 기와 마주 서는 상황이 가장 위험합니다.

기체마다 다른 성격

진행하면서 여러 기체를 다루게 됩니다. 주인공 기체는 균형이 좋고 방어력이 높아 안정적이지만, 적 진영의 기체는 성격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양산형 기체는 성능이 낮은 대신 다루기 쉽고, 지휘관용 기체는 속도와 화력이 확실히 올라갑니다. 수중용이나 우주용처럼 특정 환경에 특화된 기체도 있어서, 스테이지 환경에 맞지 않는 기체를 몰면 그 자체로 불리해집니다.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장면의 재현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게 스테이지가 짜여 있습니다. 유명한 대결 구도가 그대로 나오고, 그 상황에서 직접 조종간을 잡는다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

이 시기 3D 액션 공통의 문제인 카메라와 거리 감각이 여기서도 걸림돌입니다. 적이 시야 밖으로 나가면 어디 있는지 놓치기 쉬우므로, 화면에 표시되는 방향 지시를 계속 보면서 시점을 부지런히 돌려야 합니다.

체력 관리도 중요합니다. 회복 수단이 넉넉하지 않아서, 초반 스테이지에서 무리하게 맞으며 밀어붙이면 후반이 힘들어집니다. 급하게 격파 수를 늘리기보다 한 기씩 확실히 정리하는 쪽이 결국 빠릅니다.

국내에서는 건담 애니메이션의 인지도 덕에 이름값이 있었지만, 원작을 모르면 등장 기체와 상황의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 편입니다. 반대로 원작을 아는 사람에게는 그 장면들을 하나씩 다시 겪는 재미가 커서, 기체 성능표를 보며 어느 기체를 몰지 고르는 것부터가 즐거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