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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툰스 레이싱

닉툰스 레이싱 (Nicktoons Racing USA) · 2001 · Infogr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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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는 카트 레이싱의 시대였습니다. 마리오 카트가 만든 공식이 워낙 튼튼해서, 웬만한 캐릭터 판권을 가진 회사는 한 번씩 자기 캐릭터로 카트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닉툰스 레이싱은 니켈로디언이 그 공식을 가져다 쓴 결과물입니다. 채널 간판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모아 코스에 세워 놓은, 목적이 아주 분명한 게임입니다.

닉툰스 레이싱(Nicktoons Racing)은 캐릭터를 골라 코스를 도는 카트 레이싱입니다. 아이템을 주워 앞차를 방해하고, 지름길을 찾고, 순위를 지켜 결승선을 통과하는 익숙한 규칙 위에 니켈로디언 만화의 세계관을 얹었습니다.

닉툰스 레이싱 레이싱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2001)

규칙은 익숙합니다

레이스는 여러 바퀴를 돕니다. 코스 곳곳에 놓인 상자를 지나가면 아이템이 나오고, 그것으로 앞차를 맞히거나 자기 속도를 올립니다. 부딪히면 속도가 죽고, 코스 밖으로 나가면 다시 트랙 위로 복귀하는 동안 시간을 잃습니다.

그래서 잘 달리는 요령도 이 장르의 표준을 따릅니다. 코너에서 바깥에서 들어가 안쪽을 스치고 다시 바깥으로 나오는 주행선을 그리고, 직선에서만 최고 속도를 쓰고, 아이템은 쓸 수 있을 때 바로 쓰기보다 상황을 보고 아낍니다. 뒤에서 쫓기는 상황에서는 방어용 아이템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순위를 지킬 수 있습니다.

코스는 각 만화의 배경을 본떠 만들어져 있습니다. 캐릭터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작품에서 따온 장소인지 바로 알아보게 되고, 이 알아보는 재미가 이 게임이 제공하는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닉툰스 레이싱 레이싱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2001)

캐릭터 고르기

출전 캐릭터는 니켈로디언 간판 만화들에서 뽑혀 왔습니다. 캐릭터마다 차량 성능에 차이가 있어서, 최고 속도가 높은 대신 가속이 느린 쪽과 그 반대인 쪽으로 갈립니다.

코스가 구불구불하고 코너가 잦다면 가속이 좋은 쪽이 유리하고, 긴 직선이 많은 코스라면 최고 속도가 높은 쪽이 앞섭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캐릭터로 시작하되, 특정 코스에서 계속 밀린다면 성향이 다른 캐릭터로 바꿔 보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이 게임의 한계와 미덕

솔직히 말하면 주행 감각 자체는 같은 시기 최상위 카트 게임에 미치지 못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말기 작품이라 화면 표현에 여유가 없고, 드리프트나 부스트 같은 심화 기술의 깊이도 얕은 편입니다. 오래 파고들면서 기록을 줄이는 종류의 게임은 아닙니다.

대신 진입 장벽이 아주 낮습니다. 조작이 단순하고 한 판이 짧아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앉자마자 달릴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 게임의 대상이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조종해 보고 싶은 아이들이었으니, 그 목적에는 정확히 부합합니다.

여러 명이 번갈아 하면서 웃는 용도로는 지금도 충분히 굴러갑니다. 실력 차가 나도 아이템 때문에 순위가 뒤집히는 일이 잦아서, 잘하는 사람과 처음 하는 사람이 같이 해도 판이 성립합니다.

코스를 도는 요령

처음 몇 판은 코스를 외우는 데 씁니다. 어디에 아이템 상자가 놓여 있고, 어느 코너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지, 지름길로 통하는 갈림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나면 같은 코스에서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카트 레이싱은 반사신경보다 코스 지식이 순위를 만드는 장르입니다.

두 번째는 아이템을 쓰는 시점입니다. 손에 들어오자마자 쓰면 대개 낭비입니다. 앞차와의 거리가 충분히 좁혀졌을 때 공격 아이템을 쓰고, 속도 상승 아이템은 코너 직후 직선에 진입하는 순간에 맞춰 쓰는 것이 효율이 좋습니다.

세 번째는 부딪히지 않는 것입니다. 이 장르에서 잃어버린 속도를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깁니다. 한 바퀴에 벽을 두세 번 긁는 것만으로도 순위가 통째로 밀리기 때문에, 무리한 추월보다 깨끗한 주행선을 유지하는 쪽이 결과가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국내에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니켈로디언 만화들이 케이블 채널을 통해 알려지기는 했지만, 이 게임이 나온 시기는 이미 플레이스테이션 2가 시장을 가져간 뒤였습니다. 구세대 기기용 캐릭터 게임이 국내에 활발히 유통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향수보다는 발견에 가깝습니다. 만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얼굴들이 카트에 앉아 있는 화면 자체가 반갑고, 카트 레이싱이라는 장르가 그 시절 얼마나 널리 복제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표본으로도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