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거북이
닌자 거북이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U Hyp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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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에서 네 명이 붙어 서던 그 게임
한국 오락실에서 닌자 거북이라는 이름은 특별한 자리에 있습니다. 화면 하나에 조종석이 네 개 달린 기계가 있었고, 친구 넷이 나란히 서서 동전을 넣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혼자 하면 지루할 수 있는 게임이 여럿이 붙으면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 사실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 준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원작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유명해진 물건입니다. 하수구에 사는 돌연변이 거북이 네 마리가 닌자가 되어 악당과 싸운다는 설정인데, 지금 봐도 황당한 조합입니다. 그런데 이 황당함이 게임과는 궁합이 좋았습니다. 캐릭터가 넷이라는 점이 그대로 협동 플레이 인원수가 되었고, 각자 다른 무기를 들고 있다는 점이 그대로 캐릭터 차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닌자 거북이(Teenage Mutant Ninja Turtles)는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몰려드는 적을 쓰러뜨리는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이 갈래의 특징은 발밑에 깊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좌우뿐 아니라 위아래로도 움직일 수 있어서, 적과 같은 줄에 서야 공격이 닿습니다.
조작은 이동과 공격, 점프가 기본이고 여기에 붙잡기나 특수 공격이 더해집니다. 적을 어느 정도 치우면 화면이 다시 움직이고, 그렇게 구간을 넘기다 보면 그 무대의 우두머리가 나옵니다. 이 흐름이 끝까지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인데, 단순하기 때문에 오히려 손맛이 전부를 좌우합니다.
네 거북이는 무기가 다릅니다. 무기의 길이와 휘두르는 속도가 각각 달라서, 멀리서 안전하게 치는 쪽과 가까이 붙어 빠르게 몰아치는 쪽으로 성격이 갈립니다.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강하다기보다 본인의 성향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됩니다.
처음 하면 이렇게 죽습니다
벨트스크롤을 처음 잡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화면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가운데 서면 사방에서 둘러싸이고, 뒤에서 맞는 순간 연달아 얻어맞으며 체력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벽이나 화면 끝을 등지고 서서 적이 한쪽에서만 오게 만드는 것이 이 장르의 기본입니다.
둘째로, 버튼을 계속 누르면 안 됩니다. 공격 동작 중에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헛스윙을 하는 동안 그대로 맞습니다. 한 번 치고 물러서고, 다시 붙어서 치는 식으로 끊어 주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셋째로, 위아래 이동을 적극적으로 써야 합니다. 적이 공격 자세를 잡으면 뒤로 물러설 게 아니라 위나 아래 줄로 한 칸 비키는 것이 더 확실합니다. 그러면 적의 공격은 빈 줄을 때리고, 이쪽은 옆구리를 칠 수 있습니다.
난이도가 튀는 곳은 역시 무대 우두머리입니다. 잡졸과 달리 맞아도 밀리지 않고, 공격 범위도 넓습니다. 무리해서 몰아치기보다 공격이 끝난 직후의 빈틈을 노려 한두 대씩 떼어 내는 쪽이 안전합니다.
휴대용으로 옮겨 온 벨트스크롤
이 장르는 원래 큰 화면에 여러 명이 붙어서 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휴대용 기기로 옮길 때는 고민이 생깁니다. 화면이 작아 적을 많이 띄우기 어렵고, 무엇보다 옆 사람과 함께 한다는 전제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휴대용판들은 대개 적의 수를 줄이는 대신 한 마리 한 마리를 다루는 재미를 키우거나, 무대 구성을 촘촘하게 바꾸는 방향으로 갑니다. 혼자 하는 벨트스크롤은 오락실의 그 북적임을 재현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자기 속도로 차분하게 공략하는 맛이 있습니다.
이 이름이 남긴 자리
벨트스크롤이라는 갈래는 1990년대 오락실의 절반쯤을 차지하던 장르였습니다. 만화나 영화에서 온 캐릭터를 그대로 화면에 세우고 앞으로 걸어가게 만드는 공식이 널리 통했고, 닌자 거북이는 그 공식이 가장 잘 맞아떨어진 사례에 속합니다.
국내에서는 캐릭터 이름을 정확히 몰라도 색깔로 구분해서 부르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머리띠 색이 넷 다 달라서 누가 누구인지 한눈에 구분되었기 때문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이 게임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보여 주는 좋은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