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2 GBA (북미판)
둠 2 (Doom Ii U mode7) · 2002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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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지에 담긴 지옥
처음 이 게임을 휴대용 기기에서 봤을 때의 인상은 한마디로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두운 복도, 붉게 물든 벽,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물의 숨소리가 손바닥만 한 화면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컴퓨터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로 하던 그 게임이, 버튼 몇 개짜리 기기에서 돌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타협은 있습니다. 해상도가 낮고 시야가 좁으며, 조준은 좌우로만 이뤄집니다. 그런데도 문을 열자마자 튀어나오는 적에게 놀라고, 탄약이 떨어져 갈 때 초조해지는 그 감각은 원작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둠 2(Doom II)는 1인칭 시점의 총싸움 게임입니다. 지옥에서 쏟아져 나온 괴물들이 점령한 지구를 배경으로, 주인공 혼자 미로 같은 시설을 돌며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출구까지 도달합니다. 길을 찾는 탐색과 총격이 반반씩 섞인 구성입니다.
무기는 권총으로 시작해 산탄총, 기관총, 로켓 발사기로 늘어납니다. 그중 두 발을 한꺼번에 쏘는 더블 배럴 산탄총은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 무기로, 가까이 붙은 적을 한 번에 지워 버리는 시원함 때문에 지금도 시리즈의 상징으로 꼽힙니다.
미로를 도는 요령
이 게임의 스테이지는 앞으로만 가면 끝나지 않습니다. 색깔 열쇠 카드를 찾아야 같은 색 문이 열리고, 벽처럼 보이는 곳이 눌리면서 비밀 방이 나오기도 합니다. 지도를 켜서 아직 밟지 않은 구역을 확인하는 습관이 길을 헤매는 시간을 크게 줄여 줍니다.
탄약 관리도 중요합니다. 약한 적에게 강한 무기를 쓰면 정작 큰 적 앞에서 손이 빕니다. 잡졸은 권총이나 산탄총으로 처리하고, 로켓과 강력한 탄약은 덩치 큰 적을 위해 남겨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적과 대처법
적의 종류가 다양하고 각각 다르게 상대해야 합니다. 불덩이를 던지는 임프는 옆으로 움직이며 피하면 되고, 돌진하는 짐승형 적은 좁은 통로로 유인하지 말고 넓은 곳에서 상대해야 합니다. 멀리서 대포처럼 쏘는 큰 적은 엄폐물 뒤에서 조금씩 체력을 깎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러 종류가 섞여 나올 때는 서로 오사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적끼리 공격이 닿으면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하는 특성이 있어, 위험한 조합을 만나면 한 발짝 물러나 구경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 해 보는 의미
이식판은 원작의 스테이지 구성을 대부분 살렸습니다. 다만 시야가 좁고 화면이 어두워, 원작보다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밝기를 올려 두고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휴대용 기기에서 본격적인 1인칭 총싸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남았습니다. 짧은 스테이지를 하나씩 끊어 도는 방식이 오히려 휴대용과 잘 맞아, 지금 해 봐도 몇 판씩 붙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