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 대 터미네이터 (마스터시스템)
로보캅 대 터미네이터 (Robocop Versus the Terminator Europe) · 1993 · Vir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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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계가 만난 만화
이 게임의 출발점은 영화가 아니라 만화입니다. 서로 다른 영화 시리즈의 주인공인 로보캅과 터미네이터를 한 이야기 안에 넣은 만화가 나왔고, 그것을 원작으로 삼아 게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인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 경찰과, 인간을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 병사가 맞붙는다는 설정 자체가 당시 아이들의 상상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판권 두 개를 한 번에 쓴 흔치 않은 작품입니다. 로보캅을 조작해 터미네이터를 상대하는데, 뼈만 남은 금속 골격이 붉은 눈을 켜고 걸어 나오는 장면은 지금 봐도 인상적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로보캅 대 터미네이터(RoboCop Versus The Terminator)는 로보캅을 조작해 옆으로 전진하며 적을 쏘는 액션 슈팅 게임입니다. 인류를 말살하려는 기계 군단에 맞서 도시와 폐허를 지나며 싸우는 구성입니다.
주인공은 사격 방향을 여러 각도로 조절할 수 있어서, 높은 곳의 적이나 비스듬히 다가오는 적에게도 대응합니다. 기본 무기 외에 스테이지에서 얻는 강화 무기가 여럿 있고, 이것들이 이 게임의 손맛을 크게 좌우합니다.
무기를 모으는 재미
적을 쓰러뜨리거나 부술 수 있는 물체에서 무기와 탄약이 나옵니다. 넓게 퍼지는 산탄, 곧게 뻗어 관통하는 강력한 탄, 유도로 따라가는 미사일 같은 것들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바꿔 쓰게 됩니다.
좁은 통로에서 적이 한 줄로 나올 때는 관통 계열이, 사방에서 몰려나오는 넓은 지역에서는 퍼지는 계열이 효율적입니다. 강한 무기일수록 탄이 빨리 줄어들기 때문에, 잔몹에게는 기본 무기를 쓰고 큰 상대에게 좋은 것을 쓰는 배분이 필요합니다.
체력 회복은 곳곳에 놓인 아이템으로 합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벽이나 상자를 부수면 나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여유가 있을 때 주변을 부숴 두면 뒤가 편합니다.
터미네이터를 상대하는 법
적의 주력은 기계 병사들입니다. 인간 형태의 피부를 두른 것도 있고, 금속 골격이 그대로 드러난 것도 있으며, 후반에는 화면을 크게 차지하는 대형 기계까지 나옵니다. 이들은 몇 발 쏜다고 쓰러지지 않고 계속 걸어오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며 쏘는 움직임이 필수입니다.
특히 성가신 것은 공중을 나는 기계입니다. 이쪽의 사격 각도를 벗어난 위치에서 공격해 오므로, 사선을 맞출 수 있는 자리로 먼저 이동한 뒤 대응해야 합니다.
보스는 각 구역의 끝에 배치되어 있고 패턴이 정해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신없이 맞겠지만, 몇 번 부딪히면 탄이 오지 않는 자리와 반격할 틈이 보입니다. 그 자리를 잡고 좋은 무기를 쏟아붓는 것이 정석입니다.
8비트로 옮겨진 대결
마스터시스템판은 8비트 성능 안에서 두 시리즈의 상징적인 모습을 알아볼 수 있게 옮겼습니다. 로보캅의 실루엣과 터미네이터의 금속 골격이 화면에서 확실히 구분되어, 지금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판권을 두 개나 쓴 기획이 자칫 어수선해질 수도 있었지만, 결과물은 무기를 모아 화력으로 밀어붙이는 단순명쾌한 액션 슈팅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어릴 적 누가 더 센지 다투던 그 질문에 게임으로 답해 본다는 점에서도 즐거운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