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스 더 다크 에이지
메이스 더 다크 에이지 (Mace the Dark Age) · 1996 · Atari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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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리가 만든 중세 무기 격투
1996년 오락실에서 대전 격투라고 하면 대개 2D였습니다. 폴리곤 격투는 버추어 파이터와 철권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었고, 거기에 무기를 든 격투는 소울 엣지 정도가 알려져 있었습니다. 메이스 더 다크 에이지는 그 틈에 미국 회사가 던져 넣은 물건입니다. 만든 곳이 아타리 게임즈라는 점부터가 눈에 띕니다. 레이싱과 아케이드 액션으로 이름이 높던 회사가 무기 격투를 내놓았습니다.
첫인상은 어둡습니다. 중세 유럽과 신화가 뒤섞인 세계관에, 화면 색조는 대체로 탁하고 무겁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승려, 바이킹 전사, 사무라이, 암살자처럼 서로 출신이 다르고, 저마다 지팡이와 도끼와 검과 발톱을 들고 나옵니다. 맞을 때마다 피가 튀고 마무리 연출도 노골적입니다. 같은 해 일본산 격투들과는 결이 확실히 다릅니다.
어떤 게임인가
메이스 더 다크 에이지(Mace: The Dark Age)는 3D 무기 대전 격투입니다. 두 캐릭터가 투기장에서 붙고, 상대 체력을 먼저 깎은 쪽이 라운드를 가져갑니다. 레버로 이동하고 버튼으로 베고 차고 막습니다. 손이 아니라 무기를 들고 있으므로 한 대의 무게가 맨손 격투보다 큽니다.
3D라고는 해도 축을 완전히 자유롭게 도는 방식은 아닙니다. 상대와 마주 본 선 위에서 싸우되, 캐릭터와 배경이 폴리곤으로 그려지고 시점이 상황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래서 조작 감각 자체는 2D 격투에 가깝고, 눈에 보이는 것만 3D입니다. 그 무렵 폴리곤 격투들이 다들 지나가던 과도기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무기 차이와 링 아웃
이 게임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무기 차이입니다. 긴 무기를 든 캐릭터는 멀리서 툭툭 건드리며 상대를 못 들어오게 하고, 짧은 무기나 발톱을 쓰는 캐릭터는 어떻게든 파고들어야 합니다. 리치 싸움이 곧 캐릭터 싸움입니다. 처음 잡는다면 리치가 긴 쪽을 고르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다른 하나는 투기장입니다. 가장자리가 낭떠러지이거나 위험 지대인 무대가 있어서, 상대를 밀어내는 것만으로 라운드가 끝나기도 합니다. 체력을 다 깎을 자신이 없으면 밀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고, 반대로 내가 가장자리에 몰렸을 때는 한 방을 노리기보다 위치를 되찾는 것이 급합니다. 이 규칙 때문에 화면 어디에 서 있는지가 항상 신경 쓰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컴퓨터 상대의 가드가 단단합니다. 같은 공격을 반복하면 곧바로 읽히고 반격당합니다. 위아래로 나뉘는 공격을 섞어 가드를 흔든 다음 큰 것을 넣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그냥 버튼을 연타해서는 라운드를 가져오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거리 감각입니다. 무기 격투는 맨손 격투보다 헛쳤을 때의 뒤끝이 깁니다. 크게 휘두르고 빗나가면 그 자리에서 반격을 다 맞습니다. 확실히 닿는 거리에서만 큰 공격을 내고, 그 밖에서는 짧은 공격으로 간을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게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대개 큰 기술을 너무 자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긴 자리
메이스 더 다크 에이지는 이후 가정용으로도 옮겨졌습니다. 오락실 원판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캐릭터를 더하고 집에서 하기 좋게 손본 형태였고,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오락실이 아니라 그 이식판으로 만났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흔한 기판이 아니었습니다. 1996년 국내 오락실은 킹 오브 파이터즈와 스트리트 파이터 계열이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고, 서양 회사가 만든 격투는 들어와도 몇 대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본 적은 있는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부류로 남았습니다.
지금 다시 켜 보면 오히려 그 시절 미국식 격투 게임이 무엇을 노렸는지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캐릭터를 예쁘게 만들기보다 무섭게 만들고, 기술의 화려함보다 한 대의 무게를 앞세우는 방향입니다. 일본 격투에 익숙한 손에는 낯설지만, 몇 판 붙어 보면 그 나름의 리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