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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라

바사라 (Vasara) · 2000 · V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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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무장이 탄막을 가릅니다

탄막 슈팅이 한창 쏟아지던 무렵, 대부분의 게임은 전투기나 요정을 태웠습니다. 이 게임은 사나다 유키무라와 마에다 케이지와 사이가 마고이치를 태웠습니다. 실제 역사에 이름을 남긴 무장들이 기계 장치가 뒤섞인 전국시대 하늘을 날아다니며, 화면을 뒤덮은 탄 사이로 칼과 창을 휘두릅니다.

배경도 그 설정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성곽과 사찰과 논밭 위로 거대한 기계 장치가 솟아오르고, 보스로는 갑옷을 두른 거대한 병기가 나옵니다. 슈팅 게임에서 흔치 않은 그림이라, 처음 화면을 보면 이게 무슨 게임인가 싶어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바사라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0)

세 무장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바사라(Vasara)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조작은 간단합니다. 레버로 움직이고 버튼으로 쏘고, 위급할 때 폭탄을 씁니다. 여기에 이 게임만의 장치가 하나 붙습니다. 발사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힘이 모이고, 손을 떼는 순간 근접 무기가 휘둘러집니다.

고를 수 있는 인물은 셋입니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무난한 균형형으로 칼을 휘두르고, 마에다 케이지는 힘을 앞세운 쪽으로 앞쪽에 넓게 퍼지는 창을 내지릅니다. 사이가 마고이치는 빠르게 움직이는 쪽입니다. 이동 속도와 탄이 퍼지는 폭이 서로 달라서, 같은 구간도 누구를 골랐느냐에 따라 다른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바사라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2000)

칼을 뽑는 순간이 곧 점수입니다

이 게임을 다른 탄막 슈팅과 갈라 놓는 것은 근접 공격입니다. 모아서 휘두르는 칼은 위력이 크고 범위가 넓어서, 한 번에 여러 적을 쓸어 담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많이 벨수록 배율이 올라갑니다. 점수를 노린다면 적이 몰려드는 지점까지 참았다가 한꺼번에 베는 쪽이 훨씬 이득입니다.

부순 적이 남기는 금괴를 줍는 것도 점수의 큰 축입니다. 탄을 피하는 데만 신경 쓰면 금괴가 화면 밖으로 흘러 나가 버리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가 줍는 판단을 계속 하게 됩니다. 안전하게 뒤에 붙어 있으면 죽지는 않지만 점수가 오르지 않는 구조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도 근접 공격은 쓸모가 큽니다. 화력이 부족해 오래 버티지 못하고 흘려보내던 적들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어서, 탄이 뿌려지기 전에 발생원을 끊는 데 요긴합니다.

어디에서 어려워지는가

탄막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가장 먼저 막히는 지점은 화면 아래에 붙어 있는 습관입니다. 아래쪽 구석은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탄이 퍼질 대로 퍼진 뒤에 도착하는 자리라 피할 틈이 좁습니다. 앞으로 나가서 탄이 갈라지기 전에 발생원을 부수는 편이 오히려 안전합니다.

보스전은 패턴을 외우는 싸움입니다. 처음에는 화면이 가득 차 보이지만, 실제로 맞는 판정은 캐릭터 한가운데의 아주 작은 점입니다. 이것을 알고 나면 겉보기에 지나갈 수 없어 보이는 탄 사이도 지나갈 수 있게 됩니다. 폭탄은 아껴 두었다가 죽을 것 같은 순간에 쓰는 물건이라, 목숨을 하나 잃느니 폭탄 두 개를 쓰는 편이 낫습니다.

폭탄과 근접 공격을 어떻게 나눠 쓰느냐에서도 실력 차가 드러납니다. 칼을 휘두르는 동안 앞쪽은 정리되지만 옆에서 들어오는 탄까지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적이 몰린 한가운데로 뛰어들 때는 빠져나올 길을 미리 봐 두고 들어가야 합니다.

비스코라는 회사

만든 곳은 비스코입니다. 크지 않은 회사지만 슈팅과 대전 격투를 꾸준히 내던 곳이고, 이 게임은 그 회사가 2000년에 내놓은 대표작입니다. 기판은 여러 회사가 함께 쓰던 계열을 빌려 썼고, 그 덕에 큰 캐릭터와 많은 탄을 한 화면에 무리 없이 뿌립니다.

이듬해 속편이 나왔습니다. 고를 수 있는 인물이 늘고 시스템이 다듬어져서 속편 쪽을 더 치는 사람도 많지만, 근접 공격으로 배율을 쌓는다는 뼈대는 이 첫 작품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무대는 성곽과 마을과 논밭을 지나 거대한 병기가 버티는 곳으로 이어집니다. 전국시대 풍경 위에 기계를 얹은 화면이라 다른 슈팅에서 보기 힘든 그림이 계속 나오고, 보스로 나오는 병기들도 갑옷과 투구를 두른 모습입니다. 시스템보다 이 분위기를 먼저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2000년 오락실의 사정

이 게임이 나온 무렵 한국 오락실은 대전 격투와 리듬 게임이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슈팅 기판은 구석 한두 대로 밀려나 있었고, 새로 들어오는 슈팅은 이미 손맛을 아는 사람들만 찾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국내 오락실에서 직접 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금 해 보면 오히려 접근하기 좋은 축입니다. 버튼 하나로 쏘고 모으고 베는 것이 전부라 외울 조작이 없고, 칼을 휘두르는 손맛이 분명해서 슈팅을 오래 하지 않은 사람도 몇 판이면 감이 잡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