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 네트워크 6 사이비스트 팔잘 (유럽판)
록맨 에그제 6 전뇌수 팔잘 (Megaman Battle Network 6 Cybeast Falzar E Rising Sun) · 2006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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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이라는 자각
시리즈 완결편에는 특유의 공기가 있습니다. 6편은 그걸 숨기지 않습니다. 주인공 히카리 넷토가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낯선 도시로 이사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익숙한 아키하라 거리를 떠난다는 설정 자체가 이 여정이 정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처럼 읽힙니다. 새 학교, 새 친구,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차례로 놓입니다.
유럽에서 이 게임은 배틀 네트워크 6 사이비스트 팔잘(Megaman Battle Network 6: Cybeast Falzar)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넷내비 록맨을 조작해 3×3 격자 위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커스텀 게이지가 차면 배틀 칩을 골라 쏟아붓는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6편은 봉인되어 있던 두 전자수 가운데 어느 쪽과 손잡느냐로 판본이 갈리는데, 이쪽은 새 팔잘 편입니다.
팔잘이라는 힘
팔잘은 거대한 새 형상의 전자수입니다. 록맨이 그 힘을 받아들이면 비스트 아웃이라는 변신 상태에 들어가는데, 이때 팔잘 쪽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몸이 가벼워지고 이동과 회피 쪽으로 강점이 쏠립니다.
그렉가 쪽이 정면에서 부수는 화력형이라면 팔잘은 흔들고 빠지는 기동형입니다. 배틀 칩의 속성 보정도 이 성향을 따라가서, 덱을 짤 때 자연스럽게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다만 비스트 아웃은 무한정 유지되지 않아서, 언제 꺼내 쓸지가 실력의 갈림길이 됩니다.
크로스 시스템
6편의 또 다른 축은 크로스입니다. 동료 넷내비의 특성을 빌려 록맨의 형태를 바꾸는 장치인데, 5편의 소울 유니슨을 다듬어 더 쓰기 편하게 만든 형태입니다. 예전에는 특정 칩을 손에 쥐고 있어야 발동했지만, 여기서는 조건이 훨씬 느슨해졌습니다.
여기에 비스트 아웃을 겹치면 비스트 크로스라는 상위 형태가 나옵니다. 두 시스템을 포개 놓은 셈이라 조합의 폭이 상당히 넓고, 상성이 맞는 짝을 찾아내는 재미가 이 편의 큰 몫을 차지합니다.
조작을 익히는 순서
처음 잡으면 격자 위에서 움직이면서 동시에 칩을 고르는 리듬이 낯설 수 있습니다. 요령은 커스텀 화면에서 무리하게 많이 뽑지 않는 것입니다. 같은 알파벳 코드나 같은 이름의 칩만 함께 선택되니, 덱을 짤 때 코드를 몇 개로 좁혀 두면 매 턴 손에 쓸 만한 조합이 들어옵니다.
전투 중에는 버스터 연사보다 위치 선정이 먼저입니다. 적의 공격 패턴은 대개 특정 줄이나 열을 노리므로, 한 칸 옆으로 비켜서는 것만으로 대부분을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익숙해지면 회피와 칩 발동이 한 동작처럼 이어집니다.
시리즈를 닫는 방식
이 편은 그동안 벌여 놓은 이야기를 대체로 회수합니다. 넷토와 록맨의 관계, 아버지 유이치로가 남긴 연구, 그리고 시리즈 내내 그림자를 드리웠던 사건들이 마지막에 한자리에 모입니다. 결말부의 여운이 유독 길게 남는 편이라, 시리즈를 순서대로 따라온 사람에게는 각별한 마무리로 기억됩니다.
물론 이 한 편만 잡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배틀 시스템은 시리즈에서 가장 정돈된 형태에 도달했고, 진입에 필요한 설명도 초반에 친절하게 깔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