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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호크

블루 호크 (Blue Hawk) · 1993 · Doo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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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비트 칩으로 만든 1993년 슈팅

이 게임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화면이 아니라 안에 든 부품입니다. 1993년이면 오락실 기판이 대부분 16비트 프로세서를 쓰던 때인데, 이 게임은 그보다 한 세대 앞선 8비트 칩 두 개로 돌아갑니다. 그런데도 화면에는 적이 상당히 많이 뿌려지고 스크롤도 매끄럽습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만든 회사의 방침이었습니다. 두용실업은 8비트 부품으로 16비트에 준하는 성능을 뽑아내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었고, 그렇게 하면 원가를 낮춰 기판을 싸게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국내 제작사가 일본 회사들과 경쟁하는 방식이었던 셈입니다.

블루 호크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3)

어떤 게임인가

블루 호크(Blue Hawk)는 위에서 아래로 화면이 흐르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전투기 한 대를 조종해 바다 위와 육지를 번갈아 지나가며, 탱크와 함선, 적기, 고정 포대를 부수고 각 구역 끝에 자리 잡은 큰 적을 상대합니다.

조작은 레버와 버튼 두 개입니다. 하나는 사격이고 하나는 폭탄입니다. 폭탄은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위기 상황에서만 써야 하는 자원이고, 이 판단이 후반부 생존을 좌우합니다.

두 명이 동시에 붙을 수 있습니다. 국산 슈팅 중에서 협동 플레이가 제대로 굴러가는 편이라, 옆에 사람이 있으면 화력이 배가 되면서 훨씬 수월해집니다.

아이템과 화력 관리

적을 부수면 알파벳이 적힌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화력을 올려 주는 것, 이동 속도를 잠깐 올려 주는 것, 폭탄을 하나 채워 주는 것, 그리고 손을 떼도 계속 쏘아 주는 연사 기능이 각각 다른 표시로 구분됩니다. 유도 미사일 계열의 별도 무장도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속도 아이템입니다. 잠깐 빨라지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탄막을 미세하게 피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조작이 과해져 부딪히기 쉽습니다. 특히 큰 적과 붙어 있을 때 속도가 올라가면 사고가 납니다.

화력은 죽으면 초기화됩니다. 종스크롤 슈팅의 오래된 문제인데, 한 번 죽어서 기본 화력으로 돌아가면 몰려오는 적을 감당하지 못해 연속으로 죽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아이템을 주우러 가기보다, 화력을 유지한 채 살아남는 쪽을 우선해야 합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이 게임은 적탄보다 적 기체 자체와 부딪혀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 아래쪽에 붙어 있으면 위에서 내려오는 적을 처리할 시간이 부족해지고, 너무 위로 올라가면 새로 나타나는 적과 겹쳐 버립니다. 화면 중간보다 약간 아래에 자리를 잡고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기본 위치입니다.

지상 목표물과 공중 목표물이 섞여 나오는 구간이 까다롭습니다. 지상 포대는 가만히 있으니 나중에 처리해도 될 것 같지만, 이쪽이 지나갈 길목을 정확히 겨누기 때문에 미리 부수지 않으면 반드시 맞습니다.

큰 적과 붙을 때는 공격 방식이 몇 가지로 정해져 있으니 첫 판은 관찰에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순서로 어떤 탄을 뿌리는지 알고 나면 안전한 자리가 보이고, 그 자리에서 계속 쏘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용실업이라는 회사

두용실업은 1989년에 세워져 1996년에 문을 닫은 국내 게임 제작사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 열 몇 편의 오락실 게임을 만들었고, 국내 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꾸준히 수출한 곳으로 기록됩니다.

처음에는 퍼즐 게임으로 시작했습니다. 특히 건 딜러는 떨어지는 블록을 쌓는 방식에 짝 맞추기를 섞은 작품으로 이 회사의 초기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 슈팅으로 방향을 틀어 라스트 데이, 걸프 스톰, 폴룩스, 플라잉 타이거를 거쳐 이 블루 호크에 이르렀고, 마지막 작품인 알 샤크까지 이어집니다.

회사가 문을 닫은 이유는 시대 변화였습니다. 3차원 그래픽이 오락실을 장악하기 시작하자 8비트 부품으로 원가를 낮추던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일하던 사람들이 나와 새 회사를 차리고 국산 종스크롤 슈팅의 계보를 이어 갔으니,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의 자리

1990년대 초반 국내 오락실에는 일본 게임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 사이에서 국산 기판은 대체로 값이 싸다는 이유로 동네 오락실이나 문방구 앞 기계에 들어갔고, 블루 호크도 그런 자리에서 만난 사람이 많습니다.

당시에는 국산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화면에 나오는 표기가 영문이고 구성도 일본 슈팅과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시 보면 오히려 그것이 이 회사가 목표한 바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원가는 낮추되 겉으로는 차이가 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두용실업이 택한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