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소닉
세가소닉 더 헤지혹 (Segasonic the Hedgehog Japan REV C) · 1992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소닉이 오락실에 나온 적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다가 이 게임은 조이스틱이 아니라 트랙볼로 조작합니다. 손바닥으로 공을 굴려 소닉을 달리게 하는데, 무너지는 지형과 굴러오는 바위를 피해 앞으로 도망치는 구성이라 손목이 아플 정도로 굴리게 됩니다.
세가소닉 더 헤지혹(Segasonic the Hedgehog)은 세가가 오락실 기판으로 만든 소닉 게임입니다.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에서 캐릭터가 화면 안쪽이나 아래쪽으로 계속 달리고, 플레이어는 좌우와 앞뒤로 위치를 조정하며 장애물을 피합니다. 최대 세 명이 동시에 함께 달릴 수 있습니다.
가정용 소닉과 무엇이 다른가
가정용 소닉은 옆에서 본 화면에서 점프하고 링을 모으는 게임입니다. 이 오락실판은 시점부터 다릅니다. 위에서 비스듬히 보는 화면이고, 목표는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다가오는 위험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에 가깝습니다. 같은 캐릭터를 쓰지만 장르는 사실상 다른 게임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조작입니다. 트랙볼은 굴리는 세기와 방향이 그대로 속도에 반영되기 때문에, 조이스틱처럼 딱 떨어지는 조작이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조차 어렵고, 손에 익기까지 몇 판이 필요합니다.
세 명이 함께 달린다는 것
이 게임은 소닉 외에도 두 캐릭터를 더 준비해서 세 사람이 동시에 붙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오락실 기판으로 세 자리를 붙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업적인 결정이었습니다. 한 대에 세 명이 동시에 동전을 넣으니 회전이 빨랐고, 화면도 그만큼 북적였습니다.
함께 할 때의 재미는 경쟁이 아니라 같이 도망친다는 감각입니다. 앞서 가던 사람이 함정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보고 뒤에 오던 사람이 피하는 식으로, 서로의 실패가 정보가 됩니다.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시끄럽고 재미있는 구성입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수는 트랙볼을 계속 굴리는 것입니다. 빠르게만 가면 앞에 나타난 함정에 반응할 시간이 없습니다. 위험 구간에서는 오히려 속도를 죽이고, 안전이 확인된 곳에서 몰아치는 완급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화면 안쪽 방향에 대한 감각입니다. 비스듬한 시점이라 실제 이동 방향과 눈에 보이는 방향이 어긋나서, 오른쪽으로 굴렸는데 캐릭터는 대각선으로 갑니다. 바닥의 무늬를 기준으로 삼으면 이 어긋남을 훨씬 빨리 극복할 수 있습니다.
왜 이 게임이 희귀한가
이 작품은 일본 오락실에만 나왔고, 이후 다른 기종으로 옮겨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트랙볼이라는 특수한 조작 장치에 기대고 있어서 가정용으로 옮기기가 어려웠던 것이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소닉 시리즈를 오래 좋아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실제로 해 본 사람이 드문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세가가 이 시기에 쓰던 오락실 기판은 확대·축소와 회전 표현에 강했고, 이 게임도 그 성능을 밀어붙여 무너지고 흔들리는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가정용 기기로는 흉내 내기 어려운 화면이었고, 그것이 오락실에 사람을 불러들이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한국 오락실에도 트랙볼을 쓰는 기기는 흔치 않았습니다. 조이스틱과 버튼이 표준이던 시절에 공을 굴리는 기계는 그 자체로 눈에 띄었고,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이 옆에서 보다가 따라 하는 광경이 자주 나왔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조작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다른 소닉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속도감이 있습니다. 시리즈의 곁가지지만, 이 시기 세가가 오락실에서 무엇을 시도했는지를 보여 주는 흥미로운 기록입니다.
스테이지의 성격
이 게임의 구간들은 대체로 무언가로부터 달아나는 상황으로 짜여 있습니다. 바닥이 뒤에서부터 무너지거나, 커다란 것이 굴러오거나, 좁은 통로로 몰리는 식입니다. 그래서 화면을 넓게 보고 앞쪽의 지형을 미리 읽는 것이 중요하고, 발밑만 보고 있으면 반드시 걸립니다.
구간마다 요구하는 것도 다릅니다. 어떤 곳은 순수한 속도가 필요하고, 어떤 곳은 정확한 위치 잡기가 필요합니다. 같은 트랙볼 조작인데 구간에 따라 굴리는 방식을 바꿔야 하고, 이 전환이 되기 시작하면 훨씬 멀리 갑니다. 한 번에 여러 명이 붙으면 각자 다른 곳에서 걸려 넘어지기 때문에, 남의 실패를 보고 배우는 속도가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