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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서미 스트리트 카운팅 카페

세서미 스트리트 카운팅 카페 (Sesame Street Counting Cafe USA) · 1994 · Electronic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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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세는 카페

메가드라이브를 켰는데 총도 칼도 나오지 않고, 대신 쿠키 몬스터와 어니가 카페 주방에서 손님 주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카운팅 카페는 그런 게임입니다. 목숨도 없고 시간 제한도 없고, 잘못 눌러도 야단맞지 않습니다. 다섯 살짜리가 패드를 쥐고 숫자를 세는 것, 그게 이 카트리지가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당시 오락실과 문방구 게임기를 채우던 것들과 비교하면 이 게임은 이질적입니다. 화면이 조용하고, 색이 부드럽고, 실패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보는 어른은 이게 게임인지 아닌지 잠깐 헷갈립니다. 그러나 대상이 되는 나이대의 아이에게는 정확히 맞는 물건이었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카운팅 카페 기타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4)

어떤 게임인가

세서미 스트리트 카운팅 카페(Sesame Street Counting Cafe)는 미국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를 소재로 한 학습용 게임입니다. 무대는 카페 한 곳이고, 플레이어는 주방에서 손님이 요청한 만큼의 재료나 음식을 준비해 내보내는 일을 반복합니다.

기본 흐름은 단순합니다. 손님이 와서 무언가를 몇 개 달라고 합니다. 화면에 놓인 재료 중에서 요청한 개수만큼 골라 담고 내보내면 됩니다. 숫자를 소리로 들려주고, 화면에 숫자를 보여주고, 실제로 그만큼의 물건을 세게 만드는 세 가지가 한 동작 안에 겹쳐 있습니다. 세는 법을 배우는 아이에게는 이 겹침이 핵심입니다.

조작은 방향키와 버튼 하나면 끝납니다. 커서를 옮기고 누른다, 그게 전부라서 패드를 처음 잡은 아이도 몇 분이면 익힙니다. 복잡한 커맨드나 타이밍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카운팅 카페 기타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4)

틀려도 되는 게임

이 게임의 설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벌이 없다는 것입니다. 개수를 잘못 세도 게임 오버가 나지 않고, 캐릭터가 다치지도 않습니다. 대신 다시 해 보라는 신호가 오고, 맞을 때까지 몇 번이든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건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전형적인 태도입니다. 실패를 벌로 만들면 아이는 시도를 멈춥니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타이틀은 실패를 비용이 없는 것으로 만들고, 대신 성공했을 때 소리와 애니메이션으로 확실하게 보상합니다. 카운팅 카페도 정확히 그 공식을 따릅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그래서 심심합니다. 도전이 없으니 오래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 게임은 도전을 팔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사서 아이 앞에 놓아 주는 물건이었고,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캐릭터가 하는 일

세서미 스트리트 게임에서 캐릭터는 장식이 아니라 학습 장치입니다. 아이가 이미 TV에서 얼굴과 목소리를 아는 캐릭터가 화면에서 말을 걸면, 낯선 숫자 학습이 익숙한 놀이로 바뀝니다. 이 게임이 세서미 스트리트라는 간판을 단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카페라는 무대 설정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이가 일상에서 본 적 있는 장면 — 음식을 주문하고 받는 — 안에 숫자를 넣으면 숫자가 추상적인 기호로만 남지 않습니다. 사과 세 개는 그냥 3이 아니라 손님이 가져갈 사과 세 개가 됩니다.

만든 곳과 그 시절

이 카트리지는 일렉트로닉 아츠가 잠깐 운영했던 어린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90년대 중반은 게임 회사들이 가정용 콘솔을 게임기가 아니라 가족용 기기로 팔아 보려던 시기였고, 교육용 라인은 그 시도의 일부였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디즈니, 각종 아동 프로그램 라이선스가 콘솔에 대거 올라온 것도 이 무렵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무게중심은 곧 PC 시디롬 쪽으로 넘어갔고, 콘솔은 다시 게임기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이런 타이틀은 지금 보면 한 시기의 표본처럼 남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국 가정에 이 카트리지가 널리 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자체가 국내에서 인지도가 제한적이었고, 영어 음성이 그대로인 학습용 소프트웨어는 국내 대여점 진열대에 오래 남을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 시절 국내에서 회자된 것은 어디까지나 액션과 스포츠였습니다.

지금 이 게임을 다시 보는 이유는 그래서 향수보다는 호기심 쪽입니다. 콘솔이 아이 교육까지 맡아 보려 했던 짧은 시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 결과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직접 몇 분 만져 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치할 것도 준비할 것도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켜지니 그 확인은 금방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