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 붐
소닉 붐 (Sonic Boom fd1094 317 0053) · 1987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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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통째로 밀려오는 슈팅
이 게임을 처음 보면 배경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아래에서 위로 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면이 확대되며 화면 쪽으로 밀려오고 거대한 구조물이 시야를 덮으며 지나갑니다. 세가가 아웃런과 스페이스 해리어에서 쓰던 확대 축소 기술을 종스크롤 슈팅에 그대로 얹은 결과입니다.
그래서 같은 종스크롤인데도 느낌이 다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평면이 아니라 실제로 지면 위를 낮게 날고 있는 것 같고, 큰 적이 화면 밖에서 점점 커지며 다가오는 장면은 지금 봐도 압도적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소닉 붐(Sonic Boom)은 전투기를 몰고 위로 나아가며 적을 격추하는 종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화면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진행 방향은 흔한 형식이지만, 배경 연출과 적의 등장 방식이 입체적이라 체감이 다릅니다.
조작은 이동과 발사입니다. 아이템을 먹으면 주 무기가 강해지고, 옵션이 붙어 화력이 늘어납니다. 폭탄에 해당하는 화면 정리 수단도 있어서, 탄이 감당되지 않을 때 쓰게 됩니다.
어디서 어려워지는가
이 게임은 난이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적탄이 빠르고, 화면을 가로지르는 적기가 예고 없이 들어옵니다. 특히 배경이 화려하게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탄이 배경에 묻혀 보이지 않는 일이 있어서, 화면 전체를 보기보다 자기 기체 주변 좁은 범위에 시선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파워업을 잃으면 급격히 어려워지는 것도 특징입니다. 기본 화력으로는 적을 제때 정리하지 못해 화면에 적이 쌓이고, 쌓인 적이 쏘는 탄에 다시 맞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그래서 아이템을 먹었을 때 무리하게 앞으로 나가지 않고 안전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오래 가는 길입니다.
보스는 대체로 크고, 여러 부위를 따로 부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탄을 뿌리는 부위부터 먼저 없애면 그다음이 훨씬 수월해지므로, 본체에 화력을 집중하기 전에 위협적인 부위를 정리하는 순서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자리를 잡는 감각
이 시기 슈팅 게임이 대개 그렇듯, 이 게임도 어디에 서 있느냐가 생사를 가릅니다. 화면 아래쪽 가운데에 붙어 있으면 좌우로 피할 여유가 생기고, 위로 올라가 있으면 적이 나타나자마자 부딪히기 쉽습니다. 화력을 빨리 넣고 싶은 마음에 위로 붙는 습관이 이 게임에서는 특히 위험합니다.
적이 나오는 자리는 정해져 있으므로, 몇 번 죽으면서 위치를 외우게 됩니다. 외운 뒤에는 미리 반대쪽으로 이동해 두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고, 그때부터 진행이 눈에 띄게 안정됩니다.
세가의 그 시절 슈팅
세가는 1980년대 후반에 자사의 확대 축소 기술을 여러 장르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레이싱에서는 아웃런이, 유사 3인칭 슈팅에서는 스페이스 해리어가 그 결과였고, 소닉 붐은 그것을 정통 종스크롤 슈팅에 넣어 본 경우입니다. 기술 자체가 볼거리였던 시기라, 화면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습니다.
다만 슈팅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보다 연출이 앞섰다는 평도 있습니다. 배경이 화려한 만큼 판단이 어려워지는 구간이 있고, 난이도 배분도 고른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 거친 맛까지가 이 시기 오락실 게임의 성격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널리 깔리지 않아 아는 분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화면 가득 밀려오는 지면과 커다란 보스를 보고 나면, 왜 그 시절 세가가 화면으로 승부했다는 말을 들었는지 바로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 하는 분께
첫 판에서는 점수를 잊고 살아남는 데만 집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 게임은 아이템을 모아 화력을 유지하는 것이 곧 실력이고, 화력이 유지되면 대부분의 구간이 눈에 띄게 쉬워집니다.
폭탄을 아끼는 것도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입니다. 남겨 두고 죽으면 아무 의미가 없으므로, 탄이 감당되지 않는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쓰는 편이 낫습니다. 한 번 죽어 파워업을 잃는 손해가 폭탄 하나보다 훨씬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