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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모나코 GP 메가드라이브판

슈퍼 모나코 GP (Super Monaco Gp World En Ja Mpr 13250) · 1990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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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좌석형 기계를 집으로 옮겨 왔습니다

원래 이 게임은 오락실에 놓인 커다란 좌석형 기계였습니다. 진짜 경주차처럼 생긴 의자에 앉아 핸들을 잡고, 옆에는 기어봉이 달려 있는 물건입니다. 화면이 커브를 돌 때 기계 전체가 실제로 기울기까지 했습니다. 한 판 하려면 다른 게임의 두세 배를 내야 했고, 그래서 구경만 하고 돌아선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그 기계를 집에서 할 수 있게 옮겨 온 것이 이 판본입니다. 의자가 기울지도 않고 핸들도 없지만, 도로가 눈앞으로 밀려 들어오는 그 속도감만큼은 놀랄 만큼 잘 살렸습니다. 오락실에서 돈이 없어 못 해 본 걸 여기서 마음껏 했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슈퍼 모나코 GP 메가드라이브판 레이싱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0)

예선을 통과하고 시즌을 치릅니다

슈퍼 모나코 GP(Super Monaco GP)는 F1 경주차를 몰고 세계 각지의 서킷을 도는 레이싱 게임입니다. 그냥 한 판 달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예선을 치러 출발 순위를 정하고 본 경기를 뛰는 흐름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선에서 좋은 기록을 내면 앞쪽에서 출발하니 경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예선을 대충 뛰면 뒤에서 시작해 수많은 차를 뚫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예선 한 바퀴에 들이는 정성이 그 경기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시즌 형식으로 여러 경기를 이어 가는 방식도 들어 있습니다. 한 경기 결과가 끝이 아니라 계속 쌓이니, 한 번 크게 망쳐도 다음 경기에서 만회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한 판 하고 끄는 게 아니라 며칠에 걸쳐 붙잡게 됩니다.

기어와 브레이크를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가속만 누르고 있으면 절대 좋은 기록이 안 나옵니다. 이 게임의 코너는 대부분 감속 없이는 돌 수 없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코너가 보이면 먼저 가속에서 손을 떼고, 필요하면 브레이크를 짧게 밟은 뒤 안쪽 선을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기어는 저단과 고단 두 단계로 나뉩니다. 직선은 고단, 급한 코너는 저단이 기본인데, 중요한 건 바꾸는 타이밍입니다. 코너를 빠져나오는 순간 바로 고단으로 올려 다음 직선까지 속도를 끌고 가야 기록이 줄어듭니다. 이 한 박자를 놓치면 매 코너마다 조금씩 손해가 쌓입니다.

벽에 부딪히면 속도가 완전히 죽고 회복하는 데 한참 걸립니다. 앞차를 추월할 때 무리하게 옆구리를 붙이다 함께 튕겨 나가는 일이 잦으니, 추월은 직선 구간에서 여유 있게 하는 편이 훨씬 이득입니다.

코스를 외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실제 F1 서킷을 본뜬 코스들이라 각각의 성격이 뚜렷합니다. 좁고 벽이 바짝 붙어 있어 실수 한 번이 치명적인 곳이 있고, 긴 직선이 이어져 최고 속도로 밀어붙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같은 조작으로 모든 코스를 돌 수는 없습니다.

처음 가는 코스에서는 기록을 포기하고 한 바퀴를 천천히 돌며 구조를 보는 게 좋습니다. 어디서 크게 꺾이는지, 연속 코너가 어디에 있는지를 기억해 두면 두 번째 바퀴부터 확연히 달라집니다. 레이싱 게임의 실력은 반사신경이 아니라 기억력이라는 말이 이 게임에서 잘 들어맞습니다.

그 시절 최고 수준의 속도감

이 게임이 나온 시기에 가정용 기기에서 이 정도의 속도감을 내는 레이싱 게임은 흔치 않았습니다. 도로가 좌우로 휘어질 때 노면의 무늬가 따라 흐르고, 갓길과 관중석이 뒤로 밀려나는 처리가 매끄럽습니다. 눈으로만 봐도 빠르다는 느낌이 확실히 옵니다.

화면 아래쪽에 배치된 계기판과 순위 표시도 깔끔합니다. 달리는 중에 시선을 크게 옮기지 않고도 지금 몇 등인지, 앞차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배치가 실제 주행감을 좌우합니다.

국내에서는 오락실 대형 기계 쪽이 먼저 알려졌고, 가정용 판본은 기기를 가진 친구 집에 모여서 돌려 가며 하던 물건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예선을 뛰는 동안 옆에서 훈수를 두고, 기록이 나오면 다음 사람이 도전하는 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