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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모나코 GP 2 메가드라이브판

아일톤 세나 슈퍼 모나코 GP 2 (Ayrton Senna S Super Monaco Gp Ii Japan Europe En Ja) · 1992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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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챔피언의 이름이 걸린 게임

게임 제목에 실존 인물의 이름이 통째로 붙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이 게임은 당시 현역 F1 최정상 드라이버였던 아일톤 세나가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니라 코스 설계와 주행 감각 조정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작품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시작하면 세나 본인이 등장해 조언을 건네는 연출이 나오고, 시즌을 치르는 동안 그가 라이벌이자 목표로 계속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핸들링은 전작보다 확실히 까다롭습니다. 코너 진입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그대로 밖으로 밀려나가고, 기어를 잘못 물면 직선에서 속도가 붙지 않습니다. 오락실 레이싱의 시원함보다 실제 F1 흉내에 무게를 실은 쪽입니다.

슈퍼 모나코 GP 2 메가드라이브판 레이싱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2)

어떤 게임인가

슈퍼 모나코 GP 2(Ayrton Senna's Super Monaco GP II)는 세가의 3인칭 시점 F1 레이싱 게임입니다. 화면은 차 뒤를 따라가는 형태이고, 액셀과 브레이크에 더해 고단과 저단을 오가는 변속이 핵심 조작입니다. 단발 레이스도 있지만 진짜 알맹이는 시즌을 통째로 치르는 월드 챔피언십 모드입니다.

시즌 모드에서는 하위 팀에서 시작해 매 경기 순위로 포인트를 쌓습니다. 성적이 좋으면 상위 팀에서 영입 제안이 오고, 더 좋은 머신을 받으면 최고 속도와 코너 안정성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반대로 성적이 나쁘면 그 자리에 머무르거나 밀려납니다. 레이싱 게임에 이력서와 경력 관리를 얹은 셈이라, 한 판 한 판이 다음 시즌의 조건으로 이어집니다.

슈퍼 모나코 GP 2 메가드라이브판 레이싱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2)

서킷을 외우는 게임

코스는 세계 각지의 실제 그랑프리를 본뜬 서킷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나코의 좁은 시가지 코스처럼 벽이 바짝 붙은 곳도 있고, 고속 직선이 길게 뻗은 코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코너가 얼마나 꺾이는지 모르니 계속 벽에 박게 되는데, 이 게임에서 벽에 박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잃는 정도가 아닙니다. 속도가 완전히 죽어서 재가속하는 동안 뒤차 여러 대에 추월당합니다.

연습 주행과 예선이 따로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예선에서 좋은 그리드를 받아 두면 본선에서 앞차 무리에 갇히지 않고 자기 라인을 그릴 수 있습니다. 서킷을 몇 바퀴 돌면서 브레이킹 지점을 몸으로 외우는 과정 자체가 이 게임의 재미이고, 그 학습이 쌓일수록 랩 타임이 눈에 보이게 줄어듭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수는 계속 액셀만 밟는 것입니다. 오락실 레이싱 감각으로 들어오면 코너에서 놓아 주는 타이밍을 잡지 못해 매번 코스 밖으로 나갑니다. 코너 직전에 브레이크로 속도를 죽이고, 정점을 지난 다음에 다시 밟는다는 기본을 지키기만 해도 완주율이 크게 올라갑니다.

변속도 그냥 두면 안 됩니다. 저단으로 코너를 돌고 나오면서 고단으로 올리는 흐름을 익혀야 직선에서 속도를 뽑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차와 접촉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앞차 뒤에 바짝 붙어 슬립스트림을 타는 것은 좋지만, 옆구리를 스치면 그대로 스핀으로 이어집니다.

난이도 설정을 낮추고 랩 수를 줄여서 먼저 코스를 외우는 편을 권합니다. 코스를 알고 나면 같은 게임이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전작과 무엇이 달라졌나

앞선 슈퍼 모나코 GP는 오락실 체감형 기기로 이름을 알린 작품이고, 가정용판은 그 이식에 가까웠습니다. 이 후속작은 처음부터 가정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서, 짧게 즐기는 오락실 문법 대신 오래 붙잡고 시즌을 쌓아 가는 구조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팀 이적 시스템과 세나와의 대결 구도가 그 결과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화면 연출입니다. 피트 인, 리플레이, 순위표 같은 중계 화면 요소를 넣어서 실제 중계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가정용 레이싱 게임 중에서는 F1이라는 소재를 가장 진지하게 다룬 축에 속합니다.

남는 인상

이 게임은 처음 십 분은 답답하고 그다음부터 재미있어지는 부류입니다. 코스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벽만 받다가 끝나지만, 브레이킹 지점이 손에 익는 순간부터 순위가 쭉쭉 올라갑니다. 그 학습 곡선을 견디고 나면 시즌을 끝까지 완주해 보고 싶어집니다.

무엇보다 세나라는 이름이 게임 안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 지금 보면 특별합니다. 그 시절의 F1 열기를 게임 하나에 담아 둔 기록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