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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왓 폴리스

스왓 폴리스 (Swat Police) · 2001 · 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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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이면 오락실 신작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해지던 시기입니다. 대전 격투는 이미 3D로 넘어갔고 오락실 손님은 PC방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국내 기판 회사가 90년대 초 스타일의 2D 런앤건을 만들어 내놓았습니다. 스왓 폴리스는 시대를 거스른 자리에 서 있는 게임입니다.

스왓 폴리스(SWAT Police)는 크루즈와 제임스라는 두 특수부대원이 되어 화면 안의 적을 정리해 나가는 아케이드 슈팅 액션입니다. 총을 드는 건 슈팅이 아니라 조이스틱과 버튼으로 조준점을 움직여 쏘는 방식이고, 두 명이 동시에 붙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스왓 폴리스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1)

카발이 남긴 조작 방식

이 게임의 조작은 카발이나 블러드 브라더스로 대표되는 계열을 따릅니다. 화면 아래쪽에 내 캐릭터가 있고, 조이스틱을 움직이면 캐릭터가 좌우로 걷는 동시에 화면 위쪽의 조준점이 함께 움직입니다. 조준과 회피가 하나의 스틱에 묶여 있다는 것이 이 계열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 계열은 다른 슈팅과 몸이 쓰는 방식이 다릅니다. 총알을 피하려고 옆으로 움직이면 조준점도 따라 옆으로 갑니다. 쏘고 싶은 곳에 조준점을 두려면 몸이 위험한 자리에 서야 하는 상황이 계속 생기고, 그 갈등이 이 장르의 재미입니다.

처음 하는 분이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조준점만 보다가 몸이 총알에 맞고, 몸만 보다가 조준이 엉뚱한 데로 갑니다. 요령은 조준점을 세밀하게 맞추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충 그 방향으로 밀어놓고 연사로 훑으면 대부분 맞으니, 스틱은 회피를 우선해서 쓰는 편이 오래 삽니다.

화면을 부수는 재미

이 계열의 또 다른 특징은 배경 파괴입니다. 건물, 담장, 창문이 총에 맞으면 부서지고, 부서진 자리로 뒤에 숨어 있던 적이 드러납니다. 엄폐물 뒤에서 쏘는 적을 처리하려면 엄폐물을 먼저 없애야 하니, 사격이 단순히 적을 맞히는 행위를 넘어 지형을 정리하는 작업이 됩니다.

파워업이 넉넉하게 나오는 것도 이 게임의 성격입니다. 기본 총에서 시작해 관통력이나 범위가 늘어난 무기를 주워 쓰면 화면 정리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죽어서 무기를 잃으면 갑자기 화면이 감당이 안 되는 상태가 되니, 파워업을 유지하는 것이 곧 실력입니다.

난이도가 튀는 구간은 대체로 적이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들어오면서 조준점을 한 곳에 둘 수 없게 만드는 배치입니다. 이럴 때는 욕심내서 다 잡으려 하지 말고 한쪽 방향을 포기하고 그쪽 총알만 피하면서 반대쪽을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국산 기판 회사의 마지막 시절

ESD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국내에서 아케이드 기판을 만들던 회사입니다. 이 시기 국산 기판 회사들은 대체로 비슷한 처지에 있었습니다. 대형 일본 회사와 정면으로 붙을 개발비는 없고, 그래서 이미 검증된 장르 문법을 가져와 자기 식으로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이 게임의 배경 그래픽 상당 부분이 다른 회사의 기존 게임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점도 그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네오지오 계열 작품들의 배경이 여기저기 섞여 들어가 있어서, 그 시절 게임을 많이 해 본 분이라면 진행 중에 낯익은 화면을 여러 번 마주치게 됩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문제가 되는 방식이지만 당대 소규모 기판 시장의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늦게 나온 만큼

2001년에 나온 2D 런앤건이라는 위치는 이 게임에 양날의 성격을 줍니다. 한편으로는 장르가 이미 성숙한 뒤에 만든 물건이라 조작 반응이나 물량 처리 같은 기본기가 90년대 초 원조들보다 매끄럽습니다. 색도 화려하고 이펙트도 더 요란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시점에 이런 게임을 찾는 손님이 이미 오락실에 별로 없었습니다. 실제로 이 기판은 널리 깔리지 못했고, 지금은 실물 기판을 구하기 어려운 희귀작으로 분류됩니다. 국내에서 만들어졌으면서도 정작 국내 오락실에서 본 사람이 많지 않은, 조금 쓸쓸한 자리에 놓인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