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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스모크

건스모크 (Gun Smoke World) · 1985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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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세 개가 곧 조준입니다

이 게임에는 조준 레버가 따로 없습니다. 대신 버튼이 세 개 있고 각각 왼쪽, 정면, 오른쪽을 쏩니다. 두 개를 동시에 누르면 그 사이의 대각선으로 나갑니다. 이동은 스틱으로 하고 조준은 손가락으로 하는 셈이라, 왼쪽으로 걸어가면서 오른쪽 위를 견제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익숙해지기까지는 손가락이 꼬이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이 배치만큼 직관적인 것도 없습니다.

건스모크(Gun.Smoke)는 서부를 무대로 위쪽을 향해 걸어 올라가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비행기가 아니라 총잡이 한 명이 두 발로 걸어 다니고, 화면 위에서 내려오는 무법자와 인디언, 마차와 다이너마이트를 상대합니다. 화면 아래쪽에서 기다리며 적을 유인하는 것이 기본기이고, 무리하게 앞으로 나가면 사방에서 둘러싸입니다.

건스모크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5)

수배 전단과 현상금

각 스테이지에는 이름이 붙어 있고, 그 이름은 그 구역을 지배하는 무법자의 것입니다.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에 수배 전단이 화면을 채우며 현상금 액수를 보여 주고, 끝에서 그 인물과 맞붙습니다. 마을을 지나 협곡과 사막, 광산과 열차 주변으로 무대가 옮겨 가면서 적의 배치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보스는 대개 화면을 좌우로 오가며 총을 쏘고, 부하를 계속 불러들입니다. 그래서 보스만 노리다 보면 잡졸에 둘러싸이고, 잡졸을 정리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갑니다. 어느 쪽을 먼저 끊을지 판단하는 것이 이 게임의 보스전입니다.

건스모크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5)

부츠와 총, 그리고 말

길에는 강화 아이템이 놓여 있습니다. 부츠를 신으면 걸음이 빨라져서 피할 수 있는 각도가 늘어나고, 라이플과 샷건은 총알이 나가는 거리와 퍼지는 폭을 바꿔 놓습니다. 화력보다 이동 속도가 먼저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이 게임에서 발이 느린 것은 치명적입니다.

말도 중요합니다. 길에 서 있는 말에 올라타면 이동이 빨라지고, 무엇보다 총에 맞았을 때 목숨 대신 말을 잃고 내려오게 됩니다. 사실상 목숨 하나를 더 들고 다니는 셈이라, 위험한 구간 직전에 말을 챙겨 두는 것이 정석입니다. 회전하는 캡콤 특유의 아이템이 나오면 놓치지 말고 챙기는 것도 습관이 됩니다.

죽으면 모아 둔 강화가 초기화되고 기본 총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 게임은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점수를 노리기보다 강화를 유지한 채 안정적으로 전진하는 쪽이 결국 더 멀리 갑니다.

건스모크 슈팅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5)

서부극이 게임이 되던 시절

총잡이가 걸어 올라가며 쏘는 종스크롤 슈팅은 당시에도 흔한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비행기 대신 사람이 나오고 배경이 서부라는 것만으로도 오락실에서 눈에 띄었고, 수배 전단과 현상금이라는 장치가 스테이지마다 목표를 분명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진 판본은 버튼 수가 부족한 환경에 맞춰 조작이 다시 짜였고, 스테이지 구성과 연출도 원판과 꽤 달라졌습니다. 국내에서는 그 이식판으로 먼저 이 게임을 만난 사람이 많은데, 세 버튼으로 사방을 겨누는 원판 특유의 감각은 오락실 기계에서만 제대로 살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