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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Street Fighter Zero Cps Changer 951020 Japan) · 1995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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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II 이후, 캡콤이 다시 그린 격투

『스트리트 파이터 II』는 몇 해에 걸쳐 대시, 터보, 슈퍼, 슈퍼 터보로 이어지며 같은 도트를 계속 다듬어 왔습니다. 그러다 1995년, 캡콤은 아예 캐릭터 그림을 새로 그렸습니다. 머리가 크고 팔다리가 짧은, 애니메이션 쪽에 가까운 그림체였습니다. 처음 오락실에서 이 화면을 본 사람들은 다들 한 번씩 멈칫했습니다. 익숙한 류와 켄인데 그림이 완전히 다르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림만 바뀐 게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은 『스트리트 파이터』 1편과 『스트리트 파이터 II』 사이의 시간대를 다루면서, 그 사이 어디에도 자리가 없던 캐릭터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파이널 파이트』의 가이와 소돔, 『스트리트 파이터 1』의 아돈과 버디가 격투 게임 캐릭터로 다시 태어난 것도 여기서였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기타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5)

어떤 게임인가

스파 제로(Street Fighter Zero)는 캡콤이 CPS2 기판으로 1995년에 내놓은 1대1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일본과 아시아권에서는 '제로', 북미와 유럽에서는 '알파'라는 이름으로 나갔기 때문에 같은 게임을 두 이름으로 부르는 일이 흔합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대체로 제로 쪽이었습니다.

기본 조작은 『스트리트 파이터 II』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6버튼, 약중강 펀치와 킥, 파동권과 승룡권의 커맨드도 같습니다. 하지만 화면 아래 게이지가 최대 3단계까지 차오르고, 그 게이지를 써서 슈퍼 콤보를 지르는 구조는 이 시리즈에서 처음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기타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5)

처음 들어온 시스템들

가장 큰 변화는 오리지널 콤보였습니다. 게이지를 한 칸 이상 모은 상태에서 세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캐릭터에 잔상이 생기고, 그 동안에는 기술이 서로 캔슬되며 이어집니다. 정해진 콤보 표를 외우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그 자리에서 연결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라, 같은 캐릭터를 써도 사람마다 콤보가 달랐습니다.

알파 카운터도 이때 들어왔습니다. 상대 공격을 막는 순간 게이지를 한 칸 소모해 반격을 넣는 기술로, 일방적으로 몰리던 상황을 한 번에 되돌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공중 낙법이 추가되어, 던져지거나 띄워졌을 때 착지를 조절하는 것까지 실력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기타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5)

캐릭터 구성

기본 선택 화면에는 류, 켄, 춘리, 가이, 버디, 아돈, 소돔, 로즈, 찰리, 사가트가 올라와 있고, 조건을 채우면 아쿠마와 M.바이슨을 쓸 수 있었습니다. 열 명 남짓한 구성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터보』보다 오히려 적었지만, 새로 합류한 얼굴들의 인상이 강해서 적다는 느낌은 덜했습니다.

특히 로즈는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입니다. 스카프를 휘둘러 공격하고 소울 리플렉트로 비상체를 되받아치는 구성이, 파동권 계열이 많던 당시 판에서 상당히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찰리는 가일의 스토리에만 이름이 나오던 인물이 실제로 조작 가능한 캐릭터가 된 경우였습니다.

이후로 이어진 것

이 작품이 잡아 놓은 틀 위에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2』가 커스텀 콤보와 오리지널 콤보를 다듬어 올렸고, 『제로 3』은 A·X·V 세 가지 아이즘을 골라 쓰는 구조로 확장했습니다. 지금 격투 게임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게이지 운용과 반격 시스템 상당수가 이 계보를 거쳐 굳어졌습니다.

CPS 체인저는 캡콤이 가정용으로 내놓았던 기판으로, 오락실 기판을 거의 그대로 집에서 돌릴 수 있게 만든 물건이었습니다. 값이 비싸서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오락실 화면과 사실상 동일한 판본이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