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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컬렉션

스트리트 파이터 컬렉션 디스크 1 (Street Fighter Collection Disc 1) · 1997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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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기판을 집으로 통째로 옮겨 오다

한 시절 오락실을 다녔다면, 같은 스트리트 파이터인데 판마다 미묘하게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을 겁니다. 어떤 가게 기판에서는 콤보가 들어가는데 다른 데서는 안 들어가고, 캐릭터 수도 다릅니다. 시리즈가 여러 번 개정되면서 판본이 갈렸기 때문입니다. 그 갈라진 판본들을 한 장에 모아 놓고 원하는 대로 골라 할 수 있게 한 것이 이 모음집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컬렉션(Street Fighter Collection)은 캡콤이 낸 플레이스테이션용 모음집으로, 디스크 두 장에 나눠 여러 작품을 담았습니다. 그중 첫 번째 디스크에는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계열이 들어 있어서, 같은 게임의 서로 다른 버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컬렉션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판본이 갈린다는 것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는 기존 열두 명에 캐미, 페이롱, 디제이, 티호크 넷을 더해 열여섯 명 체제를 만든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나온 개정판에서는 콤보 시스템이 손질되고 히든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대전의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같은 캐릭터를 쓰더라도 판본에 따라 기술 판정과 연결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에 손이 익었느냐로 취향이 갈립니다.

모음집에서는 이 판본들을 메뉴에서 골라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오락실을 옮겨 다녀야만 비교할 수 있던 걸 앉은자리에서 번갈아 해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난도와 타이머, 대전 라운드 수 같은 설정도 조정할 수 있어서, 연습용으로 쓰기에도 좋습니다.

무엇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가

오랜만에 잡아 보면 이 시리즈의 기본기가 얼마나 잘 짜여 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파동권을 던지고 그걸 뛰어넘는 상대를 승룡권으로 떨어뜨리는, 단순하지만 끝없이 되풀이되는 수 싸움이 여전히 통합니다. 캐릭터마다 몸집과 이동 속도가 다르고, 그 차이가 그대로 거리 싸움으로 이어집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시리즈는 그냥 스파 또는 스트리트 파이터로 불렸고, 특히 열여섯 명 체제가 자리 잡은 뒤로는 어느 동네 오락실에나 한 대씩은 있었습니다. 캐미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반응이나, 페이롱의 연타 기술을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을 갖고 계신 분도 많을 겁니다.

모음집이라는 형식

이 시기 캡콤은 자사의 오락실 대표작들을 가정용으로 묶어 내는 작업을 꾸준히 했습니다. 기판을 살 수 없는 사람에게는 이런 모음집이 사실상 유일한 보존 수단이었습니다. 게다가 한 장 안에 여러 작품이 들어 있으니, 친구들이 모여서 어느 판으로 붙을지 고르는 것부터가 놀이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조작 지연이나 화면 비율 같은 부분에서 시대가 느껴지지만, 대전의 밀고 당기는 감각만큼은 조금도 낡지 않았습니다. 격투 게임의 기본을 익히고 싶은 사람에게 이 계열은 여전히 가장 좋은 교과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