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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EX

스트리트 파이터 EX (Street Fighter Ex Euro 961219) · 1996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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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와 켄이 입체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손으로 그린 그림이었던 캐릭터들이 어느 날 폴리곤 덩어리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위화감이 적었습니다. 화면 안쪽으로 도는 3D 격투가 아니라, 좌우로만 움직이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지킨 채 모델만 입체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승룡권을 올릴 때 카메라가 살짝 따라 올라가는 연출은 이 작품이 처음 보여 준 맛이었습니다.

스파 EX(Street Fighter EX)는 익숙한 2D 조작 위에 3D 그래픽을 얹은 대전격투게임입니다. 류, 켄, 춘리, 가일, 장기에프 같은 낯익은 인물들과 이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새 캐릭터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EX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6)

스컬로매니아라는 이상한 영웅

새 캐릭터 중 단연 눈에 띄는 쪽은 해골 무늬 전신 타이츠를 입은 스컬로매니아입니다.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밤에는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는 인물인데, 기술이라고 내미는 것이 몸을 던져 부딪히거나 어깨로 밀치는 식이라 어딘가 우스꽝스럽습니다. 그런데 리치가 길고 돌진기가 좋아 실전에서는 만만치 않습니다.

그 밖에도 나이프와 함정을 쓰는 독트린 다크, 발차기 중심의 풀럼 푸르나, 살의에 사로잡힌 카이리와 그를 쫓는 호쿠토, 정통파인 앨런 스나이더 같은 인물이 있습니다. 기존 시리즈에 없던 성격들이라 선택 화면을 훑는 재미가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EX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6)

게이지를 이어 쓰는 시스템

슈퍼 콤보 게이지는 세 칸까지 쌓이고, 슈퍼 콤보를 넣는 도중에 다시 다른 슈퍼 콤보로 이어 붙이는 슈퍼 캔슬이 있습니다. 게이지만 있으면 화면 한쪽에서 반대쪽까지 상대를 끌고 가며 두들길 수 있어서, 한 번 잡혔을 때 빠져나갈 구멍이 좁습니다.

반대로 가드 브레이크가 있어 웅크리고 버티는 쪽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들여 모으는 대신 상대의 가드를 강제로 여는 공격이라, 구석에서 막고만 있으면 결국 열리게 됩니다. 공격 쪽으로 저울이 기울어 있는 게임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EX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6)

폴리곤 시대의 문턱에서

이 시리즈는 캡콤이 이름과 캐릭터를 대고, 실제 개발은 아리카가 맡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기존 시리즈의 문법을 지키면서도 시스템과 캐릭터에서는 꽤 과감한 시도가 들어가 있습니다.

3D 대전격투가 빠르게 자리를 넓히던 시기에 나온 만큼, 이 작품은 2D의 조작감을 버리지 않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답이었습니다. 지금 잡아 보면 익숙한 커맨드가 그대로 들어가는데 화면만 입체라, 묘하게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