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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파투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터보 (Super Street Fighter Ii Turbo Super Street Fighter 2 x 940223 Etc) · 1994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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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판에 튀어나온 그 캐릭터

노 컨티뉴로 끝까지 올라가면 마지막 순간 화면이 갈라지며 붉은 머리의 사내가 베가를 한 방에 날려 버립니다. 고우키(아쿠마)의 등장이었습니다. 소문으로만 돌던 이 장면을 직접 보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전을 쏟아부었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숨겨진 커맨드로 그를 직접 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퍼지면서, 오락실마다 진짜냐 아니냐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슈파투(Super Street Fighter II Turbo)는 스트리트 파이터 II 시리즈의 마지막 아케이드판입니다. 기존 시리즈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게이지를 모아 터뜨리는 슈퍼 콤보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슈파투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4)

슈퍼 콤보가 바꾼 판

화면 아래 게이지가 가득 차면 슈퍼 콤보를 쓸 수 있습니다. 류의 신룡권, 켄의 승룡열파처럼 한 번에 승부를 뒤집는 기술들이라, 체력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게이지가 찼는지 서로 눈치를 보는 새로운 긴장감이 이때 생겼습니다.

속도도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전 버전에 익숙하던 사람도 처음엔 손이 못 따라갈 만큼 빨라져서, 반응 위주로 하던 플레이가 예측 위주로 바뀌었습니다. 이 변화가 시리즈를 한 단계 더 깊은 대전 게임으로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대회가 열리는 이유입니다.

슈파투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4)

캐릭터마다 다른 오락실 풍경

한국 오락실에서 특히 많이 보이던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파동권과 승룡권으로 정석을 배우는 류와 켄, 스크류 파일 드라이버 하나로 사람을 공포에 몰아넣는 장기에프, 그리고 빠른 이동과 회오리 차기로 압박하는 춘리가 대표적입니다. 달심의 긴 팔에 걸려 아무것도 못 하고 진 기억은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습니다.

캐릭터 상성이 뚜렷해서, 자기가 잘 쓰는 캐릭터가 불리한 상대를 만나면 정말 힘듭니다. 그래서 주력 캐릭터 외에 하나 정도는 더 익혀 두는 것이 오락실 생존법이었습니다.

슈파투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4)

대전 문화의 출발점

이 게임이 놓인 자리에는 언제나 사람이 몰려 있었습니다. 100원을 올려 두고 순서를 기다리는 방식, 이긴 사람이 계속 남는 규칙, 뒤에서 훈수 두는 구경꾼까지, 우리가 아는 오락실 대전 문화의 상당 부분이 이 시리즈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기술 커맨드를 손이 기억할 때까지 연습하고, 상대 습관을 읽고, 한 대 맞을 각오로 들어가는 판단을 배우는 과정 자체가 재미였습니다. 지금 다시 잡아 봐도 커맨드는 손에 남아 있고, 파동권이 나가는 순간 그때의 감각이 그대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