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입 3
R-TYPE III: 더 서드 라이트닝 (R Type Iii the Third Lightning Europe) · 1993 · I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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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에 없던 알타입
R-TYPE 시리즈를 좋아하던 사람에게 이 게임은 조금 특별합니다. 1편과 2편은 오락실 기판으로 먼저 나왔지만, 3편은 처음부터 슈퍼패미컴용으로 만들어진 신작이었습니다. 오락실에 가도 이 게임은 없었습니다. 집에서만 할 수 있는 알타입이었던 셈입니다.
대신 가정용이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했습니다. 스테이지 도입부와 배경 연출이 훨씬 길고 공들여져 있고, 슈퍼패미컴의 확대 축소와 반투명 표현을 아낌없이 씁니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배경과 화면 가득 늘어지는 거대 보스는 지금 봐도 이 기종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알타입 3(R-TYPE III: The Third Lightning)은 전투기를 조종해 바이도라 불리는 유기체 군단을 뚫고 나가는 횡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시리즈의 상징인 포스는 기체 앞뒤에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보조 유닛으로, 적탄을 막아 주는 방패이자 던져 놓는 무기이자 붙여서 쓰는 주포입니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게이지가 차고, 놓으면 화면을 가로지르는 굵은 파동포가 나갑니다. 쏘고 싶은 순간에 게이지가 차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언제 눌러 두고 언제 놓을지를 계산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이 리듬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세 가지 포스
3편이 새로 들여온 가장 큰 변화는 포스를 골라 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스테이지를 시작하기 전에 세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기본형에 가까운 라운드 포스는 원작의 감각을 그대로 이어받아 무난하게 어디서든 통합니다.
샤도우 포스는 자기 움직임을 기억했다가 뒤따라오는 분신을 만들어 냅니다. 위아래로 갈라지는 적을 상대할 때 위력적이지만 조작이 익숙해지기 전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사이클론 포스는 회전하며 주변을 훑는 형태라 근접한 적을 정리하는 데 좋습니다. 어느 스테이지에 어떤 포스를 들고 갈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공략입니다.
하이퍼 드라이브
또 하나 추가된 것이 하이퍼 드라이브입니다. 게이지를 모아 발동하면 일정 시간 동안 기체가 강화되어 공격력이 크게 올라갑니다. 대신 시간이 끝나면 잠시 무기가 약해지는 반동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걸 아무 데서나 쓰면 안 됩니다. 보스의 약점이 드러나는 짧은 순간이나, 적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는 구간에 맞춰 터뜨려야 값어치를 합니다. 반동이 오는 시점에 위험한 구간이 겹치지 않게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요령입니다.
외우고 또 외우는 게임
알타입은 처음 보는 화면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적이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어느 통로가 막다른 길인지를 모르면 반사신경만으로는 넘길 수 없습니다. 3편도 마찬가지라서, 한 번 죽고 배치를 외운 뒤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특히 좁은 통로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포스를 앞에 붙일지 뒤에 붙일지, 아예 떼어 놓고 길만 뚫을지가 생사를 가릅니다. 죽으면 포스를 잃고 약한 상태로 되살아나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연쇄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 대신 어렵게 외워 낸 구간을 무사히 통과했을 때의 쾌감은 다른 슈팅에서 얻기 힘든 종류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