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키즈
엔젤 키즈 (Angel Kids Japan) · 1988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오락실 기계 앞에 조이스틱이 두 개 있으면 보통 두 사람이 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다릅니다. 두 개의 조이스틱을 한 사람이 양손으로 잡고, 그 둘을 동시에 바깥쪽으로 당겨야 합니다. 화면 속 두 아이가 줄 양 끝을 잡고 있고, 그 줄을 팽팽하게 만들어 그 위의 세 번째 아이를 하늘로 튕겨 올리는 것이 이 게임에서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엔젤 키즈(Angel Kids)는 줄과 반동을 이용해 사람을 위로 올려 보내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은 세로로 아주 길어서, 위로 올라갈수록 새로운 층이 나옵니다. 하늘에는 풍선이 떠 있고, 튕겨 올라간 아이가 풍선에 닿으면 풍선이 터지면서 안에 든 것이 나옵니다. 목표는 맨 위 구름까지 아이를 올려 보내는 것입니다.
조작이라는 발상
두 조이스틱을 동시에 바깥으로 당기면 줄이 팽팽해집니다. 이 타이밍을 아이가 줄에 떨어지는 순간에 맞추면 아이가 크게 튀어 오르고, 어긋나면 힘없이 떨어집니다. 트램펄린을 두 사람이 잡고 흔들어 주는 감각을 그대로 조작으로 옮긴 셈입니다.
여기에 방향도 실립니다. 양쪽을 똑같이 당기면 곧게 올라가고, 한쪽을 더 세게 당기면 그쪽 반대편으로 비스듬히 날아갑니다. 원하는 풍선 쪽으로 각도를 잡는 것이 실력의 영역입니다. 그냥 높이 올리는 것과 원하는 자리로 올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아이가 공중에 떠 있는 동안에는 화면이 나뉘어 위쪽의 상황을 따로 보여 줍니다. 아래에서 줄을 잡고 있는 두 아이와 위로 날아간 아이를 동시에 봐야 하기 때문에, 눈이 두 군데를 오갑니다. 이 구성이 이 게임을 실제보다 정신없게 만듭니다.
요령과 막히는 지점
처음 하면 십중팔구 양손의 박자가 어긋납니다. 왼손과 오른손을 정확히 같은 순간에 움직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아이가 옆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요령은 손가락에 집중하지 말고 화면 속 아이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몸으로 박자를 세는 것입니다. 줄넘기를 돌려 주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입니다. 한 번에 여러 층을 건너뛰려고 최대한 세게 당기면 각도가 흐트러져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한 층씩 확실하게 올리면서 필요한 풍선만 터뜨리는 편이 결국 더 높이 갑니다.
세 번째는 착지입니다. 위로 올라갔던 아이가 다시 내려올 때 줄 위에 정확히 떨어져야 다음 시도를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올려 보내는 데만 신경 쓰다 받는 것을 놓치면 그동안 쌓은 것이 사라집니다. 올리는 순간부터 이미 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시기 세가의 실험
1980년대 후반 오락실 시장은 격투와 슈팅과 레이싱으로 굳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회사들은 새로운 조작 방식을 계속 시험했습니다. 손잡이를 돌리거나 페달을 밟거나 커다란 버튼을 두드리는 기계들이 나왔고, 대부분은 잠깐 화제가 되고 사라졌습니다.
이 게임의 두 조이스틱 조작도 그런 시도 중 하나입니다. 기존 기판에 조이스틱을 하나 더 다는 것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영리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오락실 게임은 지나가던 사람이 화면만 보고도 규칙을 짐작할 수 있어야 동전이 들어오는데, 이 게임은 그 문턱이 높았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이색적인 조작의 기계는 국내 오락실에서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정품 기판을 통째로 들여와야 했고, 격투 게임 한 대를 놓는 것이 훨씬 확실한 수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대부분의 한국 사람에게 처음 보는 이름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브라우저로 켜서 해 볼 수 있는 환경에서는 이런 게임이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유명한 게임은 이미 다 알고 있지만, 이렇게 조작 방식 자체가 낯선 게임은 처음 몇 분 동안 어리둥절하다가 갑자기 규칙이 손에 잡히는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