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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델로 MSX

오델로 (Othello) · 1984 · HAL Labor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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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데 일 분, 이기는 데 평생

규칙이 한 문장입니다. 내 돌 사이에 낀 상대 돌은 전부 내 색으로 뒤집힌다. 처음 두는 사람도 십 초면 이해하고, 그다음 한 시간 동안 계속 집니다. 이 간극이 오델로가 수십 년째 살아남은 이유입니다.

특히 초보가 겪는 배신감이 재미있습니다. 중반까지 판이 온통 내 색이라 이기고 있다고 믿었는데, 마지막 몇 수 만에 통째로 뒤집혀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중간 개수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델로 MSX 보드·카드 게임 화면 1 - MSX (1984)

어떤 게임인가

오델로(Othello)는 가로세로 여덟 칸 판 위에서 검은 돌과 흰 돌이 번갈아 두는 두 사람용 보드게임입니다. 판 가운데에 돌 네 개가 엇갈려 놓인 상태로 시작합니다. 돌을 놓을 수 있는 자리는 정해져 있는데, 반드시 상대 돌을 하나 이상 뒤집을 수 있는 자리여야 합니다.

내가 놓은 돌과 이미 있던 내 돌 사이에 상대 돌이 일렬로 끼면, 그 사이가 전부 내 색으로 바뀝니다. 가로, 세로, 대각선 모두 해당합니다. 놓을 자리가 없으면 차례를 넘기고, 판이 다 차거나 양쪽 모두 둘 곳이 없으면 끝납니다. 그때 돌이 많은 쪽이 이깁니다.

MSX판은 컴퓨터를 상대로 두거나 사람 둘이 번갈아 두는 방식을 지원합니다. 화면에는 판과 커서가 뜨고, 방향키로 자리를 옮겨 버튼으로 놓습니다.

오델로 MSX 보드·카드 게임 화면 2 - MSX (1984)

모서리가 전부다

초보와 중급자를 가르는 것은 네 귀퉁이입니다. 귀퉁이에 놓인 돌은 어떤 방향으로도 양쪽에서 끼일 수 없어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내 것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뻗어 나가는 변의 돌들도 함께 안정됩니다.

그래서 귀퉁이 바로 옆자리, 특히 대각선으로 붙은 자리는 함부로 두면 안 됩니다. 그 자리에 돌을 놓는 순간 상대에게 귀퉁이를 내주는 길이 열립니다. 초반에 판 가운데를 크게 먹고 신나 있다가 이 한 수로 무너지는 일이 흔합니다.

중반 전략의 핵심은 오히려 적게 뒤집는 것입니다. 내 돌이 적을수록 상대가 놓을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고, 결국 상대가 어쩔 수 없이 귀퉁이 옆에 두게 됩니다. 둘 곳이 없어 차례를 넘기게 만드는 것이 가장 강한 압박입니다.

초반에 하지 말아야 할 것

첫 열 수 남짓은 판 가운데 네 칸 언저리에서 벌어집니다. 이 구간에서 욕심을 내 한꺼번에 많이 뒤집으면, 내 돌이 사방으로 퍼져 상대에게 놓을 자리를 잔뜩 만들어 줍니다. 초반일수록 조용히, 가운데를 벗어나지 않게 두는 편이 낫습니다.

변의 한가운데 자리도 초반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언뜻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양 옆이 비어 있으면 나중에 통째로 끼여 뒤집힙니다. 변은 귀퉁이가 확보된 다음에 채우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끝내기의 계산

판의 절반쯤이 차면 남은 빈칸이 눈으로 셀 만해집니다. 이때부터는 감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입니다. 마지막 몇 수를 어느 순서로 두느냐에 따라 열 개 넘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마지막 빈칸을 누가 채우게 되는지를 미리 세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컴퓨터를 상대할 때는 난이도가 높을수록 이 끝내기가 매섭습니다. 사람은 중반의 모양에 신경을 쓰지만 기계는 끝의 개수를 먼저 봅니다. 그래서 중반에 잘 두고도 마지막에 뒤집히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판 하나로 오래 가는 게임

화면에 필요한 것은 판과 돌 두 색뿐이라, 성능이 낮은 기기에서도 원판 그대로 구현됩니다. MSX판이 오래 사랑받은 것도 그 덕입니다. 로딩 없이 바로 판이 뜨고, 한 판이 짧으면 몇 분에 끝납니다.

국내에서는 이 게임을 리버시라는 이름으로 접한 사람도 많습니다. 오델로는 상품명이고 규칙 자체는 그보다 오래된 리버시에서 왔는데, 국내 가정용 컴퓨터에는 두 이름이 섞여 들어왔습니다. 어느 쪽으로 부르든 돌을 뒤집는 손맛은 같습니다.

혼자 둘 상대가 없을 때 컴퓨터를 붙잡고 한 판씩 두다 보면, 귀퉁이를 노리는 시야가 어느새 생깁니다. 그 뒤로는 사람과 두는 판이 훨씬 재미있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