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울프 3
오퍼레이션 울프 3 (Operation Wolf 3 World) · 1994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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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 달린 기계 앞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오락실 입구 자리는 대개 총이 달린 기계 차지였습니다. 조이스틱과 버튼만 있는 다른 기계들 사이에서, 묵직한 총을 두 손으로 잡고 화면을 향해 겨누는 그림은 그 자체로 사람을 끌어모았습니다. 타이토의 이 시리즈는 그 자리를 만들어 낸 대표 주자였고, 세 번째 작품은 시리즈가 도달한 마지막 모습입니다.
오퍼레이션 울프 3(Operation Wolf 3)은 화면 안을 자유롭게 겨눠 쏘는 건슈팅입니다. 화면이 알아서 흘러가는 동안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적을 조준해 쓰러뜨리고, 곳곳에 잡혀 있는 인질을 구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기체에 고정된 총을 잡고 하는 방식이라, 팔로 총구를 돌려 조준선을 옮기는 감각이 이 게임의 절반입니다.
시리즈의 앞 작품들이 도트로 그린 병사들을 상대했다면, 이 작품은 미리 만들어 낸 입체 그림을 화면에 얹어 놓은 듯한 인물과 배경을 씁니다. 그 시절 오락실에서 새 기계가 들어왔을 때 사람들이 화면 앞에 몰려 서던 이유 중 하나가 이 겉모습이었습니다.
민간인을 쏘면 손해입니다
이 시리즈를 다른 총게임과 구분 짓는 규칙이 인질입니다. 화면에는 총을 든 적만 나오는 게 아니라 손을 들고 도망치는 사람, 묶여 있는 사람이 섞여 나옵니다. 이들을 쏘면 점수가 깎이고 체력에도 손해를 봅니다. 반대로 무사히 지나가게 두거나 구해 내면 보상이 돌아옵니다.
문제는 이 판단을 아주 짧은 순간에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적이 문 뒤에서 튀어나오는 것과 인질이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이 거의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습관이 든 사람일수록 손해를 봅니다. 총을 계속 갈기는 게 아니라, 화면 전체를 한 번 훑고 나서 위험한 순서대로 처리하는 시선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 규칙 덕분에 이 시리즈는 단순히 빨리 쏘는 게임이 아니라 무엇을 쏘지 않을지를 고르는 게임이 됩니다.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명중률보다 이쪽에서 크게 벌어집니다.
탄약 관리가 절반입니다
총알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탄창이 비면 잠깐 재장전하는 시간이 생기고, 그 사이에 맞으면 그대로 체력이 깎입니다. 화면 곳곳에는 탄약과 수류탄, 체력을 채워 주는 물건이 숨어 있는데 이것들은 상자나 통을 쏘아 깨야 나옵니다. 그래서 적이 없는 순간에도 배경을 부지런히 쏘아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수류탄은 화면 한쪽을 통째로 정리하는 용도입니다. 아껴 두었다가 적이 여럿 겹쳐 나오는 구간이나 몸집이 큰 상대 앞에서 쓰면 체력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가 수류탄을 잔뜩 들고 다니다가 정작 급할 때 쓰지 못하고 죽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이런 부류의 총게임은 총구를 화면 밖으로 잠깐 빼는 것이 곧 재장전이 되는 기계도 있습니다. 손에 익으면 적이 잠잠한 틈마다 자연스럽게 총구를 내리는 동작이 몸에 붙습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첫 작품은 정글을 배경으로 한 잠입 구출극이었고, 두 번째 작품은 두 명이 나란히 서서 총을 쏘는 형태로 규모를 키웠습니다. 세 번째인 이 작품은 그 뒤로 몇 해가 지난 뒤에 나왔고, 그동안 달라진 그래픽 기술을 앞세워 시리즈의 겉모습을 통째로 바꿨습니다. 인물의 움직임이 사진처럼 부드럽게 이어지는 대신 도트 그림 특유의 또렷함은 줄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건슈팅이 총구를 화면에 대는 방식에서 벗어나 입체 배경 속을 이동하는 형태로 넘어가기 직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옛 방식의 마지막 단계에 서 있었던 셈이고, 그래서 지금 해 보면 한 시대가 저물기 직전의 완숙함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국내 오락실의 총게임
국내에서 총게임은 늘 특별 대접을 받았습니다. 기계 값이 비싸 아무 오락실에나 있지 않았고, 있는 곳은 그것만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요금도 다른 기계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서 한 판을 신중하게 했고,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늘 서너 명씩 붙어 있었습니다.
총 무게 때문에 팔이 금방 아파진다는 것도 이 부류 게임의 공통된 기억입니다. 팔을 곧게 뻗고 버티면 오래 못 가니,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몸통째로 방향을 돌리는 자세가 훨씬 오래갑니다. 조준이 흔들리는 사람은 대개 손목만 쓰고 있는 경우입니다.